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위험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괴물 정권이 탄생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제21대 대통령 선거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최근 국민의힘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권 잠룡들의 '반(反)이재명' 정서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분수대 앞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 전 대표의 출마 선언문은 민주당과 이 대표에 맞춰졌다. 그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서라면 나라의 운명도 저버릴 수 있는 위험한 정치인과 그를 맹신하는 극단적 포퓰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의 '비상계엄·내란' 옹호 프레임을 극복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그들은 오직 비상계엄 상황을 무기 삼아 '그때 뭘 했느냐'며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며 “그날의 비상계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 겁이 나서 숲에 숨은 이재명 전 대표보다 제일 먼저 국회로 향하고, 제일 먼저 국민과 함께 막겠다고 한 사람, 저 한동훈이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 그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고 더 많이, 더 오래 가져가겠다"며 “그러나 그것은 대한민국의 지향점인 자유민주주의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정치 개혁과 경제 문제, 지역균형발전 등 집권 비전을 다양하게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한 전 대표는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국민 소득 4만 달러·중산층 70% 시대' 구상을 제시했다. 이어 “지금은 국가가 직접 뛰어드는 경제 전쟁의 시대"라며 “경제 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로 '워룸'을 만들겠다. 과거의 5년 단위가 아닌 '미래 성장 2개년 계획'을 입안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국회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비전으로 “수도권 집중의 문제를 오히려 집중으로 풀겠다. 전국에 5개의 서울을 만들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한 전 대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해소는 성장의 근간"이라며 “지역의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도 떨어진다. 행정구역 개편 같은 거버넌스도 중요하지만 진짜 필요한 것은 실제로 지역에 사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균등하게 나눠서 지원하려는 시도들이 지금까지 있었지만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저는 역발상으로 수도권 집중의 문제를 오히려 집중으로 풀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국에 5개 서울을 만들고 경제, 산업, 문화의 중심인 거점 도시를 토대로 5대 메가폴리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출마와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양향자 전 개혁신당 의원은 국민의힘에 입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경원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공식 대선 출마 기자 회견을 연다. 반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등은 불출마를 선언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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