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이하선염·독감까지”…대구 학교, 호흡기 감염병 ‘삼중고’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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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3 15:44  |  수정 2025-04-13 16:06  |  발행일 2025-04-13
신학기 단체생활 본격화 속 접종 공백…전파력 높은 질환 확산세
수두 27%↑, 이하선염 15%↑, B형 독감 전국 유행…대구도 예외 아냐
“수두·이하선염·독감까지”…대구 학교, 호흡기 감염병 ‘삼중고’

최근 대구지역 한 중학생의 인플루엔자 항원 검사 결과. 검사 항목 중 인플루엔자 A형은 '음성'으로 확인지만, B형은 '양성'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B형 인플루엔자 유행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영남일보 독자 제공>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 사는 초등학교 5학년 박모군은 최근 갑작스런 고열(38.8℃)과 인후통, 마른기침 증세를 보여 병원을 찾은 결과, B형 인플루엔자 확진을 받았다. 박군은 평소 건강한 편이었지만, 독감 백신 접종을 올해 겨울에 놓친 상태였다.

박군은 확진 후 5일간 학교를 결석하고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았으며, 고열과 근육통으로 식사와 수면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히 가족 중 고령자인 조부모가 함께 거주하고 있어 추가 전파 우려도 컸다.

해당 초등학교는 4~6학년을 중심으로 최근 일주일 사이 10여 명의 유사 증상자가 발생하면서 학교 보건실과 담임교사를 중심으로 방역과 위생수칙 점검을 강화한 상태다.

대구지역 초·중등학교에 호흡기 감염병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수두와 유행성이하선염(이하선염)에 이어 인플루엔자까지 동시에 확산하며,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감염병 삼중고(三重苦)'가 현실화 되는 분위기다.

이들 질환은 모두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감염병이라는 점에서, 이번 유행은 단순한 자연 발생이 아니라 공공 보건 시스템의 경고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대구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구조를 지녔다. 고밀도 학급 편성, 일부 아동의 예방접종 누락, 방학 중 접종 공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수두·이하선염·독감까지”…대구 학교, 호흡기 감염병 ‘삼중고’

독감에 걸린 아동이 병원 침대에서 링거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을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미지화했다. 구글 ImageFX.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1~12주 기준 수두 환자 수는 38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304명)보다 27.3% 증가했다. 이하선염도 같은 기간 53명에서 61명으로 15.1% 늘었다. 감염 대부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 사이에서 발생했다.

인플루엔자 확산세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14주차(3월30일~4월5일) 의원급 의료기관(전국)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38℃ 이상 발열과 함께 기침·인후통이 있는 사람) 수는 외래환자 1천명당 16.9명이다. 이번 절기 유행기준인 의사환자 1천명당 8.6명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기초 접종이 누락된 아동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서둘러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며 “수두·이하선염처럼 전파력이 강한 질환은 초기 차단이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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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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