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지산 산불] 산불 고통에도 ‘지역비하’…“무관심이 답” VS “팬데믹 때 생각”](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news-p.v1.20250428.f2063ee4e1cb432d9bc418772a3b9e6d_P1.jpg)
28일 밤 대구 북구 노곡동과 조야동 일대에서 산불이 번지며 서변동 방향으로 짙은 연기와 불길이 확산하고 있다. 일몰 이후 헬기 진화가 중단된 가운데, 소방당국은 지상 방어선을 구축해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시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일각에서 이번 산불을 지역 비하에 악용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많은 지역민들이 고통 받는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지역 비하와 조롱을 일삼는 것을 두고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대구 북구 산불과 관련해 온라인 상에서 대구와 대구시민을 비하·조롱하는 듯한 표현이 심심치 않게 발견됐다.
대구 북구 산불 관련 기사에 한 네티즌은 “그 동네(대구)는 왜 그러나. 정신 좀 차리자"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고담 대구는 벌 받고 있는 듯 하다"는 댓글을 남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TK 시민 수준이다" “(대구 산불 소식은) 훈훈한 소식이다" “꼴통 수구들이 불을 질렀네" 등 비아냥 대는 듯한 댓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지역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구 토박이인 한 30대 시민은 “예전에는 온라인 상에서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했다"며 “하지만, 결국 온라인 세상 안에서 악플을 달며 관심을 구걸하는 사람들인 것 같아 '무관심'이 답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댓글들에 신경쓰지 말자는 것이다.
다만, 이 시민은 “정치 과잉에 빠져 특정 지역에 자기 감정을 이입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은 안타깝다. 이제 그런 현상이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의 50대 직장인은 “산불 때문에 긴급 대피를 한 주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또 지금 대구 수성구와 동구 등 곳곳에서 산불로 인해 매캐한 연기 냄새가 계속되고 있고, 무엇보다 산불 진화를 위해 많은 분들이 애를 쓰고 있다"라며 “한 지역의 재난·재해 상황을 두고 그런 식으로 조롱·비하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행위인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구의 40대 주부는 “몇 해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대구를 비하하는 말 때문에 상처받은 일이 생각난다"고 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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