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고 이대열 전 성군관부관장, 암고찬고(嵒皐纂稿) 출간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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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1 15:00  |  수정 2025-05-02 11:42  |  발행일 2025-05-02
이대열 전 성균관부관장

이대열 전 성균관부관장(90) <가족 제공>

이대열 전 성균관 부관장의 암고찬고

이대열 전 성균관 부관장이 구순을 기념해 출간한 암고찬고 <가족 제공>

“문장은 도를 꿰는 질그릇이며, 이 도를 궁구하지 않으면서 지극함이 있는 자는 없다. 시서예악(詩書禮樂)은 사람의 문식(文飾)이니 이는 곧 하늘의 기와 땅의 형을 이루는 것이다."

암고 이대열 옹이 자서(自序, 서문)에서 자신의 철학과 문학적 여정을 밝힌 것으로 그는 이번 문집을 통해 평생의 감회와 사상을 후세에 남기고자 했다.

평생을 유학(儒學)과 향토 문화 진흥에 헌신해온 암고 이대열 전 성균관부관장이 최근 자신의 인생과 문학 세계를 집대성한 시문집 '암고찬고(嵒皐纂藁)'를 세상에 내놓아 화제다.

2014년 팔순기념문집 '암고문'에 이어 올해 구순을 맞이해 오랜 집필과 정리 작업 끝에 완성된 이 문집은 총 4권, 1,3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삶과 학문의 깊이를 오롯이 담아냈다.

암고 이대열 옹은 성균관부관장을 비롯해 성주향교 전교, 경산이씨 대종회장, 각종 원사(院祠) 원장 등 영남의 대표적 유림 인사다. 그는 “삶이란 결국 글을 통해 자신을 다듬고, 후세에 이르는 가르침을 남기는 것"이라며 이번 문집 발간의 의미를 밝혔다.

이대열 옹의 아호 '암고'는 '바위 언덕'이라는 뜻으로, 암고옹의 중후한 인품과 진솔한 성품을 잘 나타내고 있다. 시편(詩篇)은 약 350쪽으로 일반시, 숭모, 송축, 희원, 배알, 만사, 당호와아호, 방명, 축문, 고유문, 행장, 가사(歌詞) 등 다양한 장르가 모두 들어가 있으며, 특히 일반시에서는 1년의 주요 절기와 특이한 새와 곤충, 꽃과 나무 등 모든 물상들이 포함되어 있어 의미를 더한다. 현 세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일일이 한글해석을 모두 덧붙였다.

문편(文篇) 약 300여쪽은 신도비명, 유허비문, 제단비문, 묘갈문, 기문과 발문, 상량문, 호기, 만사와 조사, 한글 제문, 기고문과 심사평, 축사 등이 들어가 있는데, 독립애국, 청백리, 성현으로 이름난 분들에 대한 글들이 많아 그 문학적 깊이를 더한다.

특히 경주향교 기문, 성산배씨 매곡 배숙선생 유허비문,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한 정간공 허후선생 신도비명, 성주역사테마공원 옆 성주읍성 복원 상량문 등은 걸작으로 평가된다. 또한 한강 정구선생 서세 400주년 추모제 겸 학술대회 고유문을 찬술하기도 하였다. 모두 국한문 또는 국역을 해놓아 가독성이 높다.

세번째 잡저에는 성인 및 청소년 인성 강의자료, 연회 집례, 알현, 지명 고찰, 지세와 특징, 옛 풍속, 향교·서원·사당의 홀기, 통례, 상례 중 하나인 유림장 절차 등 향토사 연구에 도움이 되는 각종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소년에서 구순에 이르기까지의 '생애'와 대학병원 입원수기'등이 실려 있어 그 시대상황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마지막 부록(附錄)에는 팔순, 회혼, 미수, 구순 등과 관련하여 성주군수를 비롯한 저명인사들이 쓴 편지글, 현대시, 한시 등 지인들이 쓴 수준 높고 감동적인 글들이 돋보인다. 특히 암고옹 부부의 회혼을 맞아 가족들이 쓴 글들에 대해 카카오스토리톡으로 축하를 전해온 내용들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며, 10년 전 발간한 암고문고에 대한 언론방송 보도내용도 기술되어 있어 그 의미을 더한다.

특히 저자인 암고 이대열 옹이 스스로 서문을 기록했고, 두 아들인 재석, 재필씨가 각각 후기와 행장을 기록했는데, 행장(行狀)은 수십 년 동안 곁에서 배종하며 제자이자 부자유친의 정신으로 함께한 자식이 직접 쓴 점에서 더욱 뜻깊다.

문집 발간을 주도한 장남 이재석씨(한국문인협회 시인)는 “암고찬고는 아버지께서 몸소 실천해온 삶과 학문의 총결산"이라며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고전과 현대를 관통하는 지혜를 체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차남 이재필씨(경북연구원 대구경북학연구소장)도 “암고찬고를 통해 독자들은 가친의 학덕과 충의를 느끼며, 인성함양과 온고지신 정신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암고찬고'는 기존의 문집과는 다르게 저자인 암고 이대열옹과 자식 4남매의 출천효성과 숭조목족 및 인의예지신이 곳곳에 오롯이 담겨 있고, 부모와 자식들 간 주고받은 기념시(한시·현대시·편지글·가사)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특징적이다.

암고 이대열 옹은 “이번 문집은 단순한 개인적 기록을 넘어, 지역 향토사 연구와 현대 문학 연구에도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집 속에는 성주 지역의 역사와 지리, 향토 인물에 관한 심층 기록이 대거 포함돼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한편 암고찬고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전국 주요 도서관 및 유림단체 등 500여 기관에 기증돼, 향후 지역 학문과 문화 연구에 귀한 자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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