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법원 유죄 판결…정치권의 절제와 지혜가 요구

  • 논설실
  • |
  • 입력 2025-05-02  |  수정 2025-05-02 07:57  |  발행일 2025-05-02 제27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허위사실 공표죄 위반 상고심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일 고등법원 2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6·3 대선을 불과 1달여 앞두고 내려진데다, 1·2심이 유죄와 무죄로 극단적으로 갈린 탓에 국민적 관심이 증폭됐다. 법리적으로 보면 대법원 판례의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정치적으로도 갑론을박은 불가피할 것이다. 사건 자체가 선거법에 관한 것인 데다, '피고인 이재명'은 이미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파기환송으로 고등법원의 최종 결정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면 6·3 대통령 선거일 전까지 이재명 후보의 피선거권 자격 여부에 대한 최종 판정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정치적 혼선이 불가피함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법리적 해석에 충실하면서 신속한 결정을 내린 점에 대해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존중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 6·3 대선의 절차적 민주주의도 매끄럽게 진행해야 할 책무를 우리는 안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대법원 판결을 무작정 부인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정치적 정당성이 일부 훼손된 이재명 후보에 대한 합리적 해명과 함께 명확한 입장 제시가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반대 진영에서도 최소한의 자제가 필요한 시기이다. 6·3대선은 예기치 못한 보궐선거에 가깝다. 예정된 정치적 스케줄이 아닌 탓에 국민적 갈등과 분열의 불씨가 인화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최종 판단은 국민의 선택과 심판으로 결정한다는 겸허함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여·야 정치권은 사법적 판결을 넘어 국민 총합의 상식적 민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헤아리는 지혜가 절실한 순간이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