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비, 인천 1천400원 vs 대구 8천380원…왜 격차가 클까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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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6 22:38  |  발행일 2025-05-06
건보 안 되는 비급여…지역 따라 수백만 원 차이
탈모 치료 급증했지만 가격 정보는 깜깜…정부 가이드라인 필요
모발이식비, 인천 1천400원 vs 대구 8천380원…왜 격차가 클까

모발 이식 고민중

탈모 치료를 고민 중인 중년 남성이 소파에 앉아 깊은 걱정에 잠겨 있다. 그는 한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으며, 고액의 모발이식 비용 견적을 받은 뒤 당혹감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다. 최근 대구 지역 모발이식 비용이 서울보다 높다는 지적 속에, 치료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부담과 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영남일보 AI 제작>

“대구가 서울보다 비싸다니 믿기지 않아요. 비용이 이렇게 차이 날 줄 몰랐어요."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59)는 최근 모발이식을 알아보던 중, 지역 병원에서 안내받은 견적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2천모 기준 600만원(수술 방법에 따라 변동)이었다. 수도권 일부 병원과 비교해보니 서울보다 더 비쌌다.김씨는 “탈모 치료는 장기전이라 신중한데, 정작 병원들 간 가격 기준이 없어 판단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탈모로 인한 모발이식 수요가 느는 가운데, 대구 지역 모발이식 비용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간 가격 차이는 최대 15배에 달한다.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1모당 평균 모발이식 비용은 8천380원이다. 광주(2만1천원)에 이어 두 번째로 비쌌다. 가장 싼 지역은 인천(1천400원)이다. 서울은 4천223원, 경기는 3천667원으로 수도권 평균보다 대구가 두 배 이상 비쌌다. 부산(5천443원), 대전(1천800원) 등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도 대구지역 단가는 높은 편이다.

반면 2천모 이상 대량 이식할 경우 순위는 다르다. 서울이 평균 685만여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어 부산(678만원)·광주(649만원)·인천(620만원) 등의 순이었다. 가장 저렴한 지역은 세종시(213만원)였다.

이처럼 지역 간 가격 차이가 크지만, 모발이식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어서 병원마다 자율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문제는 정보 접근성이 낮고 의료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비교가 어렵다는 점이다. 탈모가 개인 외모와 자신감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식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시술 접근성은 지역에 따라 크게 다르다.

특히 시술 집도 의사의 인지도(지명도)나 경력, 숙련도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달라지는 현실도 비용 편차가 큰 주요인 중 하나다. 일부 병원은 유명 의사가 직접 수술에 참여하는 프리미엄 시술을 내세워 고가 정책을 유지한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곳은 저렴한 비용을 강조한다.

대구에서 모발이식을 하는 한 의원 원장(대한모발이식학회 정회원)은 “대구는 모발이식 전문병원 수가 적은 반면,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공급 불균형에 따른 단가 상승이 나타나는 구조"라며 “특히 기술력과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환자층을 중심으로 일부 고가 프리미엄 시술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대구는 타 대도시에 비해 의료 관광이나 외부 환자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그래서 환자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정 가격을 유지하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의원은 “최근 탈모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식 한 올에 몇천 원씩 차이가 나고 전체 비용이 수백만 원까지 차이 나는 상황은 환자에게 큰 부담"이라며 “시술 평균 수준이나 합리적 가격 범위 등을 정부가 안내해야 예측 가능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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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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