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실패는 대선 포기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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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7  |  수정 2025-05-07 07:46  |  발행일 2025-05-07 제27면
보수 우파 진영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 작업이 묘한 기류에 휩싸였다. 국민의힘 공식 대선 후보인 김문수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전 총리) 간 입장 차이가 노골화되면서 성사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와의 일대일 담판을 독촉하고 있지만 마냥 미뤄지고 있다. 김 후보 측은 당선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숨고르기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다. 한 후보는 6일 관훈토론에서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배반이 될 것이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갈라진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김 후보가 후보 확정 후 마음을 바꾸었다고 맹비난한다. 반면 김 후보 측은 "당내 경선을 통해 민주적 정통성을 확보한 후보를 향해 무조건적 단일화를 압박하는 것은 사실상 당의 공식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 모습이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급기야 8~11일 사이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했다. 11일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이다. 김 후보 측은 소집 이유를 밝히라며 또 반발했다.

경선과정에서는 낙관시 되던 단일화가 이처럼 난관에 봉착한 것은 근본적으로 권력을 향한 정치의 본질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다 이미 김 후보와 한 후보 양측 모두 자파 세력을 형성하면서 각자 반드시 이겨서 돌파해야 한다는 양보할 수 없는 목표가 들어섰다.

지금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긴 수치가 없었다. 범(凡)보수 단일화 작업은 그래서 더 절박하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한다. 김문수·한덕수 후보는 깊고도 신속한 고민을 마쳐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직전인 25일까지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산술적 계산에 불과하다. 대통령 선거를 애들 장난처럼 임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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