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걱정되는 사법부 경시 풍조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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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07 08:43  |  발행일 2025-05-07

지난 1월 18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서부지법 정문과 유리창을 깨고 난입하여 집기와 시설물을 부쉈다. 격한 욕설을 내뱉으며 소화기를 난사하고 경찰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리는 등 무법지대를 만들었다. 우리나라 헌정사에 유례없는 법원 난동이며 판사에 대한 협박이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앞두고는 탄핵이 인용돼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헌법재판소를 깨부숴 버리겠다는 등 망발도 서슴치 않았다. 전광훈 목사 는 '국민 저항권'까지 들먹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대법원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자 “3시에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선고하고, 4시에 한덕수가 대선출마를 위해 사퇴했다"며 “이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평했다. 대법원 판결을 '고스톱'으로 비하하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험담을 이어갔다. “국민 주권과 국민 선택을 사법부가 뺏으려 하고 있다"며 대법원의 선고를 '5·1사법쿠데타', '사법내란'으로 규정했다. 대통령 선거전에 이 후보에 대한 확정판결이 가능하다는 추측이 나오자 공판을 대선 이후로 미룰 것을 요구하며 말을 안들으면 응징하겠다는 협박도 했다.

몇 달 사이에 극과 극을 달리는 세력들이 번갈아 가며 사법부를 옥죄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법은 국가의 근간이며 이를 지키는 사법부는 입법부나 행정부 보다 더 중요하고, 처지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부류들이 국민 저항권이나 국민 주권을 빙자해 흔들어도 되는 대상이 아니다. 작금의 사법부 경시 풍조가 감당 못할 재앙으로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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