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장끝 후보 등록한 국민의힘, 중도 껴안을 빅텐트 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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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2  |  수정 2025-05-12 07:53  |  발행일 2025-05-12 제23면
정치가 드라마에 비교되곤 하지만 국민의힘이 며칠 동안 보여 준 갈팡질팡 막장은 최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어대명'으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데, 국민들이 종일 지켜봤으니 흥행은 성공했다는 웃픈(?) 이야기도 나온다. 어쨌든 국민의힘이 새겨야 할 교훈은 대통령 후보 선출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전락시킨 내부분열을 봉합하고 '보수 빅텐트'를 제대로 치지 않으면 대선 결과는 '필패(必敗)'라는 것이다.

'보수 빅텐트'를 앞세운 국민의힘 지도부는 1·2차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선출된 김문수 후보를 버리고, 한덕수 예비후보를 원했다. 김 후보를 어르고 달래보다 안되자 강제로 끌어내리려 했다. 10일 새벽 1시 김 후보 선출을 취소하고 새로운 후보 등록 신청을 받았다. 새벽 3시부터 1시간이고, 32가지 서류를 갖춰 국회 본청에 현장 접수해야 했다. '짜고치는 고스톱'에 반발이 쏟아졌지만 강행시켰다. 그러나 한 예비후보로 대선후보 교체안은 전(全)당원투표 결과로 '부결'됐다.

김문수 후보가 11일 공식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김 후보가 선출된 직후부터 빚어온 당내 충돌과 갈등은 일단 봉합된 모양새다. 그러나 겨우 당내 후보 통합만 마쳤을 뿐, 이재명 후보에 맞서는 '보수 빅텐트'의 과제는 여전히 미완이다. 김 후보도 복귀 일성으로 '빅텐트'와 '반(反)이재명 전선' 구축을 공언했다. 보수까지 끌어안은 '진보 빅텐트'를 친 이 후보는 이미 보수의 본고장인 대구경북 민심 얻기에 분주하다. 지지율에서 보수 후보는 여전히 이 후보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보수만의 빅텐트가 아니라 중도·진보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빅텐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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