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평일 오후 시간이었지만 중앙 무대 주변으로 지지자와 시민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휴대전화를 들어 연설 장면을 촬영하는 시민들 사이로 각 당 선거운동원들이 색깔이 다른 점퍼를 입고 구호를 외쳤다. 상가 2층 카페 창가에도 사람들이 모여 아래를 내려다봤다.
대구경북(TK)이 제21대 대통령선거 레이스 초반 '정치 1번지'로 떠올랐다.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이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일제히 TK를 찾아 표심 잡기에 나섰다. TK민심이 이번 대선 판세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TK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세 후보는 이날 메시지와 선거전략을 달리했지만, 저마다 지역민에게 여섯 번째 TK대통령 탄생이라는 기대감을 안겨 주면서 총력전을 펼쳤다.
◆ 이재명 "왜 나는 20%도 안 되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를 시작으로 대구와 포항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하루 통째로 TK에 투자한 것으로, '험지'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자신이 경북 출신임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안동 물을 먹고, 풀과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동네에서 20%의 지지도 못 받나"라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는 많이 들었는데 왜 이재명에 대해서는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를 안 해주냐"고 호소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40~50%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압도적 득표율로 대선 승리'라는 목표를 정한 민주당 입장에선 TK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영남일보 취재진에게 "이 후보의 지지세가 40%대 후반으로 사실상 최고치를 찍은 상황에서 TK의 득표율은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며 "TK에서 30%대 이상 지지율을 끌어올릴 경우 국민통합이라는 의미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 TK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고무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20%대 초반의 득표율을 보였다.
◆ 김문수 '집토끼 지키기'…TK 일정 소화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피켓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날 오전 대구시당 건물 5층 강당에서는 국민의힘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 행사 시작 전부터 복도에는 지역 당원들이 줄을 섰다. 단상 뒤편에는 '필승'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집토끼 지키기' 전략 일환으로 연이틀 TK 일정을 소화했다. 김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구·울산·부산 등 영남권을 돌며 보수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그는 "나라가 어려울 때 대구경북 시·도민이 반드시 위기에서 구한다"며 "불굴의 정신, 구국의 정신, 나라 사랑의 정신은 대구경북민으로부터"라고 치켜세웠다. 김 후보가 참석한 대구경북선대위 출범식에는 TK 국회의원 대부분이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당내 단일화 논란과 후보교체 파동 등으로 인한 내홍을 봉합하고, 전통적 지지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출범식을 찾은 달서구 거주 당원 박모(61)씨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결국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고 말했다.
◆ 이준석은 대학가에서 청년 공략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국민의힘에 실망한 '지역 민심'과 지지층인 '2030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이날 대구 죽전네거리에서 출근길 피켓유세를 한 이 후보는 이어 경북대학교로 이동해 교내 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 식사하는 '학식 행사'를 가졌다. 40대 젊은 후보 이미지를 앞세워 청년·중도층 표심을 공략한 것이다.
대구 북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모(23)씨는 "정당보다는 후보 개인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이 후보에 힘을 보탰다.
또 대구시 의사회관에서 의료 현안 간담회를 가진 뒤 칠성시장을 찾아 상인 목소리를 들었다. 퇴근 시간에는 동성로 2·28 공원에서 집중 유세를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 경우 국민의힘 내홍으로 생긴 빈틈을 노리는 한편, 차기도 노려볼 수 있는 TK의 새로운 맹주가 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의 TK 득표율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서울정치팀장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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