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단 하나의 오점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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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19  |  수정 2025-05-19 07:58  |  발행일 2025-05-19 제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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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윤기자〈체육팀〉
대한민국이 프로야구 열기로 뜨겁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를 연고로 둔 대구는 경기가 있는 날이면 도심 전체가 들썩인다. 지난 15일 기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는 61만6천257명이 찾았다. 10개 구단 중 관중 수 1위다. 매진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부터 10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 중이다.

삼성의 인기 속에 삼성 담당인 기자는 최근 지인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부럽다" "라팍 내가 대신 가면 안 될까?" 등 기자 된 이후 가장 많은 부러움을 받고 있다.

삼성의 인기는 대구를 넘어 경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그중 삼성의 제2야구장인 포항야구장에는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관중들로 북적인다. 지난 13~15일 동안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는 평균 1만1천648명이 찾았다. 지난 14~15일 경기는 매진을 기록했다.

삼성에게 포항은 고마운 장소다. 특히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길었던 8연패를 벗어났다. 삼성에게 포항은 '약속의 땅'이라고 했던가 경기가 시작하며 모든 기운이 삼성을 돕는 듯 했다. 1회초 KT의 실책부터 번트 성공까지 삼성이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 시즌 승을 기록하지 못한 선발투수 좌완 이승현은 7경기만에 '첫승'을 기록했다. 더불어 마무리를 맡은 이호성까지 프로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승리를 알렸다.

이러한 기쁨도 잠시 '문제점'이 나왔다. 포항야구장의 낙후된 시설이 문제가 된 것. 6회말 상황 김성윤이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타구가 포수 앞에 떨어지며 1루에서 아웃처리됐다. 삼성 더그아웃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원래대로라면 심판진이 비디오 판독 진행 사유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한다. 그러나 포항야구장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또 전광판 일부분이 검은색이 되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중계실 옆에 불이꺼진 방에서는 누군지 모를 사람이 흡연을 하고 있었던 것. 야구 중계를 보고 있는 수 많은 팬들이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포항야구장의 시설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매년 경기 때마다 잔디, 조명, 음향 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돼 왔다.

지난 2012년 포항야구장에서는 처음으로 삼성 경기가 펼쳐졌다. 지역 팬서비스 및 프로야구 저변 확대 차원에서였다. 그러나 매번 경기가 열릴 때마다 시설 문제가 나오고 있다.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포항이 진정한 제2 홈구장이 되기 위해선, 더는 시설 개선을 미뤄선 안 된다.
정지윤기자〈체육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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