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준 대구유림회장(앞줄 오른쪽 두 번째)의 아내 구월점 여사(앞줄 가운데)가 22일 대구 보화원회관에서 열린 '제68회 보화상 시상식'에서 선행상을 수상한 뒤 가족 및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강승규 기자
대구에서 파평 윤씨 가문의 효(孝) 가풍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윤석준 대구유림회장 가문의 이야기다. 그의 조모 김경상 여사(1967년), 모친 채수금 여사(1985년)에 이어, 올해는 아내 구월점씨(84·달성군 논공읍)가 지난 22일 '제 68회 보화상 시상식'에서 선행상을 받았다. 한 가문에서 세명의 여인이 모두 보화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 이날 시상식이 열린 대구보화원 회관에선 이들 세 여인의 효행 계보가 세대를 이어 완성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재> 보화원에 확인결과, 보화상은 매년 효와 선행을 실천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지역의 대표적인 상이다. 한 가문에서 3대가 차례로 수상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윤 회장은 "조모, 어머니에 이어 아내까지 상을 받게 되니 개인뿐 아니라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진다"며 "효는 말로 하는 게 아니라 평생에 걸쳐 실천하는 삶의 태도임을 가족을 통해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수상의 주인공인 구월점씨는 1962년 결혼 이후 시조부모, 시부모, 시동생, 자녀 등 12명의 대가족을 돌보며 60여 년 가까이 묵묵히 헌신했다.
노환과 치매로 거동이 불편했던 시조모를 직접 목욕시키고 배변처리까지 도맡으며 오랜 세월 간병했다.
병약했던 시어머니를 정기적으로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끝까지 곁을 지켰다. 남편이 군 복무 중이던 시절엔 생계는 물론이고, 집안 일과 농사·자녀 양육까지 책임졌다. 시동생까지 돌보며 사실상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다.
가정 뿐 아니다. 구씨는 동네 어르신들도 살뜰히 챙겼다. 홀로 지내는 마을 어르신들의 안부를 수시로 살피고, 말벗이 되어줬다. 경로당 급식 봉사와 마을 대청소, 꽃심기, 경로잔치 준비 등 공동체 활동에도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참여했다. 마을 사람들은 구씨를 "필요할 때 늘 앞장서는 분" "조용히 도우면서도 절대 티를 내지 않는 분"이라고 기억한다.
보화상을 주관하는 <재>보화원 측은 "효행이 단절되지 않고 대를 이어 전해진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며 "이러한 가문이야말로 지역 정신문화의 중심이자, 공동체 윤리를 지켜내는 모범"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