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구와 인류, 생명의 숲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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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3 07:48  |  수정 2025-06-11 18:41  |  발행일 2025-06-11
지구와 인류, 생명의 숲

지구와 인류, 생명의 숲

지난 3월29일, 경북 의성군 일대 산림이 산불로 까맣게 그을려 있다. <영남일보 DB>

지난 3월29일, 경북 의성군 일대 산림이 산불로 까맣게 그을려 있다. <영남일보 DB>

지구와 인류, 생명의 숲/이창배 외 18인 지음/지오북/388쪽/1만8천원


지난 3월 발생한 의성발(發) 경북 산불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가운데 숲과 공존하는 삶을 제시하는 산림과학 통합입문서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의성발 경북 산불의 피해는 실로 막심했다. 산불은 총 10만4천㏊의 숲을 태우며 1987년 이후 최대 규모의 피해를 입혔다. 애써 가꾸어 놓은 숲이 소실되고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인명의 희생이 따랐다. 봄 가뭄과 강풍으로 산불은 말 그대로 화마가 돼 더 멀리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이러한 시점에, 산림과학 분야의 주요 개념과 현안을 종합적으로 다룬 입문서 '지구와 인류, 생명의 숲'이 출간됐다. 이 책은 숲을 생명과 생태의 통합적 장으로 조명하며 인류와 숲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산림생물다양성과 생태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도시숲과 정원의 가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숲의 역할 등 산림과학의 핵심 영역을 포괄한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산림황폐 국가였다. 그러나 1973년부터 시작된 치산녹화 계획으로 지난 50여 년간 나무를 심고 숲을 가꿔 세계적 산림녹화 국가가 됐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단기간 산림녹화 성공의 신화에서 벗어나 전 지구 차원의 산림문제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산림과학자들이 공동 집필한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지속가능한 숲의 가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산림과학에 대한 더 큰 관심과 통찰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구상 최초의 숲을 이룬 나무는 고생대 데본기에 나타난 겉씨 식물의 먼 조상 아케옵테리다. 우리나라 숲은 중생대 백악기부터 나타나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소나무속과 신생대 제3기에 나타난 활엽수들로 구성돼 있다. '지구와 인류, 생명의 숲'은 이렇게 지질시대 숲의 기원부터 시작해 광합성 식물의 진화와 육상식물의 등장과 지구환경 그리고 한반도 숲의 역사에 대해 정리했다.


나무는 생물네트워크의 중심이며, 숲은 풀·곤충·새·미생물 등 다양한 구성원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런 이유로 산림의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다양성의 중요성과 현황도 자세히 다뤘다.


인류 문명의 기반인 숲의 이용과 변화 산림복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특히 우리나라 산림의 장기 변화와 산림정책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황폐한 산림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다뤘다. 산촌 정책에 대한 분석과 제언을 담아내고 도시 숲이 도시환경 개선과 휴식처로써의 기능 외에도 도시 열섬현상을 낮추고 미세먼지 흡수원 등으로 이용되는 점을 짚어낸다. 또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산업, 탄소저장고로서 목재의 이용과 가치 그리고 산업적 활용과 동향, 목조건축 기술 전망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산림복지와 산림치유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았다.


탄소중립 시대, 위기에 처한 숲과 산림과학의 과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기도 한다. 점차 악화되는 지구환경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전해야 할 영역을 제시하는 지구위험한계선 개념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숲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와 점차 증가하는 산불, 산사태, 산림병해충에 대한 원인과 대책을 모색한다. 산림을 통한 탄소중립 전략과 산림탄소 순환시스템의 원리와 산림순환경영을 위한 경제림 육성과 정책, 산림보호 활동도 강조한다. 특히 산림경영 패러다임의 변화와 미래에 대한 전망을 포함해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와 숲의 중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끈다.


이 책의 대표저자는 이창배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다. 공저자들 역시 대학 및 학회, 기관에서 관련 연구에 동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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