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대구권 전공의 추가 모집 ‘냉기’ 가득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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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5-26 20:47  |  발행일 2025-05-26
사직 전공의 60% 이상 이미 재취업, ‘병원 복귀’ 대신 ‘개원가’ 선택
수많은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뒤편 옷걸이에 걸린 하얀 가운들만이 이곳이 의료 수련의 공간임을 말해주고 있다. 정부의 예외적 전공의 추가 모집이 시작됐지만, 복귀자는 드문 상황. 멈춰 선 강의실은 여전히 조용하다.<영남일보 DB>

수많은 자리가 비어 있는 가운데, 뒤편 옷걸이에 걸린 하얀 가운들만이 이곳이 의료 수련의 공간임을 말해주고 있다. 정부의 예외적 전공의 추가 모집이 시작됐지만, 복귀자는 드문 상황. 멈춰 선 강의실은 여전히 조용하다.<영남일보 DB>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기 위해 이례적인 추가 모집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대구 지역 수련병원들의 첫 성적표는 처참했다. 의료계 안팎에선 "예상했던 결과"라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원자 0명"… 문 닫힌 수련병원


26일 오후 5시, 전공의 복귀 원서 접수를 마감한 대구파티마병원의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같은 날 접수를 종료한 영남대병원 역시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으나, 지원 현황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과 28일 접수를 앞둔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지역 주요 거점 병원들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정부의 압박에도 전공의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수련 대신 '취업' 택한 전공의들


이처럼 복귀율이 낮은 배경에는 전공의들의 발 빠른 '각자도생'이 자리 잡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사직하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천791명 중 61.4%(5천399명)가 이미 병·의원에 재취업한 상태다.


특히 이들 중 60.3%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둥지를 틀었다.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 취업자는 2.2%에 불과했다. 전공별로는 일반의와 내과, 정형외과 순으로 많았으며, 대다수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개원가로 몰렸다.


▲깊어지는 시민들의 시름


이처럼 전공의 복귀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진료 정상화를 오매불망 기다리던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구 대신동에 산다는 정모(54)씨는 "대학병원에 가면 금세 나을 줄 알았던 병이 벌써 몇 달째 지지부진하다"며 "전공의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내심 기대를 걸었는데, 지원자가 없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환자들은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날을 잔뜩 세웠다. 수성구 파동에 거주하는 이택림(38)씨는 "정부와 의사들이 서로 자기 주장만 펼치는 사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아픈 사람들이다. 이젠 제발 명분 싸움을 멈추고 조금씩 양보해서 병원을 정상화해야 한다. 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마지막 골든타임?


정부는 6월 1일을 수련 개시일로 인정하며, 고연차 전공의들의 전문의 시험 응시 기회를 열어 뒀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하다. 동료들 사이의 눈치와 군 입대 문제, 그리고 이미 적응해버린 개원가의 환경 등이 복귀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단순한 추가 모집만으론 이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며 "의무사관후보생 신분 유지나 수련 기간 단축 등 현실적이고 전향적인 제도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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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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