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교육청 전경
최근 대구지역 교사들 사이에서 학교 교장과 교감 승진을 꺼리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교권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교내 최종 결정권자와 책임자로서 역할은 늘어나는 동시에 그만큼 책임도 커져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28일 대구시교육청에 확인결과, 2021년~2025년 2월말 동안 대구지역 교장·교감 명예퇴직 인원은 총 99명이다. 각각 교장 63명, 교감 36명이다.
지역에선 교장·교감으로 승진하기보단 명예퇴직을 하거나 현 교사 자리를 지키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승진 시 역할 변화, 교권 추락, 연금 혜택 등으로 분석된다.
교감은 교내 학사 관련 모든 교육 활동에 관여한다. 교장은 여기에 행정까지 포함한 교내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다. 특히 교장은 다양한 학교 민원이나 학교 교육 현안 대처 등 책임 범위가 더 넓다.
실제 대구지역 교장의 명퇴는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21년 9명, 2022년 12명, 지난해에는 16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2월 말 기준, 상반기에만 벌써 16명이나 퇴직했다. 초·중·고 중에선 초등학교 교장의 명퇴 비율(77.8%)이 가장 높다. 2021년 8명에서 지난해 13명으로 62.5%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엔 14명이 학교를 떠났다.
대구지역 한 교사는 "수십 년 전 교장과 현재 교장의 역할은 많이 달라졌다. 매년 학사 일정 및 교육과정을 모두 꿰뚫고 있어야 하고, 업무는 더 많아져 책임은 막중해졌다. 승진을 기피하는 교사들이 적잖다"고 했다.
갈수록 심화하는 교권 추락 문제도 한몫한다. 최근 교사 살인, 학생 폭력, 성 문제 등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들이 교내에서 발생하면서 교사로서의 자부심은 사라진 지 오래다. 본인이 원하는 연금 수준까지 근무하면 명퇴를 고려하는 교사들도 늘고 있다.
지역의 한 교장은 "30년 이상 근무한 교사 부부가 명퇴하면 최소 월 500만원 이상 연금을 받는다. 명퇴로 받는 목돈까지 포함하면 노후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승진을 앞둔 교사들 사이에서 교장, 교감 맡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다소 있는 것 같다. 일단 데이터상으로 대구지역 초등학교 교장의 명퇴가 증가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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