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가 출범한 4일, 대구 도심 위로 한 치 흐트러짐 없는 청명한 하늘이 열렸다. 새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이 푸른 창공처럼,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맑고 정갈하게 나아가길 진심으로 염원한다. 영남일보DB
보수 일변도의 대구 정치지형에 작지만 분명한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저잣거리 소문들이 수치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대선 결과에 따른 것으로, 읍·면·동 단위에서 두드러졌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특히 기초단체 선거에서 각 당이 전략적 공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치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3면에 관련기사
영남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 결과를 바탕으로 대구 9개 구·군 150개 읍·면·동을 전수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전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하며 대구가 보수 강세지역임을 재확인했다. 특히 군위군 전역과 서구 비산권 등에서는 70%대 후반에서 8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외부 인구와 청년층 유입이 활발한 신도시·혁신도시권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개혁신당 후보들이 의미 있는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동구 혁신동에서 35.45%, 달성군 유가읍에서 32.36%를 얻는 등 총 13개 지역에서 25% 이상 득표했다. 이재명 후보가 대구에서 얻은 총득표율이 23.22%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들 지역은 대체로 신축 아파트 단지이거나 산업단지 배후에 위치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젊은 층 유입이 두드러진 곳으로 분석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역시 경북대 인근 북구 복현1동(15.05%)·산격3동(13.27%)과 중구 삼덕동(11.29%) 등 청년 밀집지역에서 10%를 넘어서는 지지를 받았다. 이준석 후보는 대구 전체에서 총 8.29%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대구에서 전략적 거점으로 삼을 지역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철옹성 같은 대구 정치지형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전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은 "이번 대선으로 기존의 지역구도가 강고하다는 것은 재확인됐다"면서도 "다만 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힘은 '세대효과'였는데, 이 세대효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에서도 정치적 다양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단서"라고 평가했다.

서민지
디지털콘텐츠팀 서민지 기자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