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11월 열리는 경주APEC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정식 초청했다. 두 정상은 경주APEC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올해 의장국인 한국과 내년 의장국인 중국이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시 주석이 행사에 참여한다면 2014년 이후 11년 만의 방한이다. 이는 APEC 성공은 물론 양국의 경제·안보 등에도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도 통화했다. 세 나라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한국 외교의 핵심축이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강조해왔다.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주변국과의 관계를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이념보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자칫 미·중 간에 끼여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질 상황이 우려된다. 미국은 대중 억제를 위해 동맹국에 반중 대열에 동참하라 압박하는데 중국은 한국 최대 교역국이자 한반도 평화전략의 핵심 관계국이다. 한일 관계도 역사문제 등이 다시 불거져 윤석열 정부가 10여 년 만에 복원한 셔틀 외교의 성과를 물거품이 되게 해선 안 된다.
이 대통령이 시 주석을 초청함으로써 경주APEC의 실질적인 막은 올랐다. 세계 20여 개국 정상과 각료, 경제 사절 등 무려 2만여 명이 방한한다. 트럼프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적극 지원해 APEC이 대성공한다면 이 대통령 실용외교의 큰 디딤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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