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애니 vs 좀비 호러…6월 극장가 외화 대전

  • 김은경
  • |
  • 입력 2025-06-21 08:03  |  발행일 2025-06-21
■ 기대작 감독들 화상 인터뷰

▶'엘리오'의 매들린 샤라피안·도미 시 감독

우주 소외된 엘리오의 모험 그려…기존 애니와 차별된 새로운 SF

"외롭고 좌절한 사람이라면 이 영화로 위안 얻고 존재감 찾길 바라"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도미 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 도미 시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6월 극장가는 블록버스터급 국내영화들이 잠시 숨을 죽인 대신 그 자리에 외화들이 속속 개봉하고 있다. 디즈니 픽사의 독보적 상상력이 응축된 애니메이션 '엘리오'가 18일 개봉한 것에 이어 '좀비 영화의 명작'이라 불리는 '28일후'의 속편인 '28년후'도 19일 개봉했다. 예매율 1,2위를 나란히 차지한 두 작품의 제작진이 한국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가 처음 기획되고, 팬들을 만나기까지 숨은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 '엘리오'의 매들린 샤라피안, 도미 시 감독, 메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


'엘리오'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라고 불리는 디즈니 픽사의 최신 기술력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요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외로움'을 주제로 만들었다. 늘 혼자 떨어져 있는 외톨이 엘리오가 우연찮은 계기로 우주로 소환돼 예기치 않은 만남을 가지면서 벌어지는 모험과 환상을 그렸다.


매리 앨리스 드럼 프로듀서는 한국 개봉에 거는 기대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드럼 프로듀서는 "애니메이션 강국인 한국은 애니팬들이 많기 때문에 그 어떤 나라보다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영화가 처음 기획돼 제작에 들어가기까지 과정도 덧붙였다.


드럼 프로듀서는 "사실 이 영화는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아드리안 몰리나 감독의 '만약 지구에 사는 한 아이가 외계로 납치되는데, 그곳에서 지구의 대표로 오해받는다면 어떨까'라는 질문이었다."라며, "우리는 각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영화를 완성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외계 생명체를 탐구하는 천문학자이자 영화 '컨택트'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질 타터 박사를 만나면서 이야기를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엘리오'는 우주를 배경으로 한 기존의 애니메이션 작품과는 다소 차별화된 지점이 있다. 제작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우주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했다. 제작진이 외계 행성과 생명체를 디자인 하면서 가장 주력한 부분은 무엇이었을까.


매들린 샤라피안 감독은 "완전히 새로운 SF세계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 어딘가에서 봤을 듯한 직선적이고 메탈릭한 디자인을 벗어나려고 했으며, 한편으론 관객들이 엘리오의 눈을 통해 함께 우주를 바라보고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털어놨다.


감독은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샤라피안 감독은 "살면서 외로움을 느끼고 좌절했던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이 영화를 보고서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한국의 관객들도 영화를 보면서 위안을 얻고, '이 세상에서 내가 있을 자리는 바로 여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동연출로 참여한 도미시 감독은 이 영화가 하려는 이야기가 보편적 메시지임을 강조했다. 도미시 감독은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주인공 엘리오의 설정은 저와 제작진의 경험에서 빌려왔다"면서, "저도 어린시절에 외로움을 느꼈고, 언제쯤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바랐던 마음이 엘리오가 외계인에게 납치되기를 기대하는 장면에 투영됐다"고 전했다.



좀비영화 '28년후'를 만든 대니 보일 감독 <소니 픽쳐스 제공>

좀비영화 '28년후'를 만든 대니 보일 감독 <소니 픽쳐스 제공>

좀비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28일후'의 속편으로 제작된 '28년후'가 개봉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

좀비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28일후'의 속편으로 제작된 '28년후'가 개봉했다. <소니 픽쳐스 제공>


▶'28년 후'의 대닐보일 감독

'28일후'의 속편 오늘 개봉…기존보다 진화한 좀비군단 4가지 출현

"아이폰 2.76:1 화면비로 광활한 자연 속 도사린 위험 생생하게 담아"


◇ '28년 후' 대니보일 감독


2003년 개봉한 영화 '28일후'는 좀비영화 계보에서 상징적인 작품이다. 2003년 개봉 당시 기존의 좀비영화들과 차원을 달리하며,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보였다. 그때까지 나온 좀비영화들이 대개 등장하는 자체에 의미를 두었다면 '28일후' 좀비들은 몸을 움직이고, 걷는 것을 넘어 달리기까지 하는 역동적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대니 보일 감독은 오리지널 작품에 이어 '28년후'에서도 메가폰을 잡았다. 세상을 발칵 뒤집은 좀비사건 이후 28년 만에 벌어지는 또 한번의 충격적 사건을 그렸다.


"전작에서 좀비들과 한판 전쟁을 치른 사람들은 섬을 격리시키는 결정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창궐한 바이러스가 소진해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한거죠.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바이러스는 오히려 진화하고 말았죠."


따라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의 모습도 보다 진화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관객들은 이번 영화에서 3~4가지 유형의 좀비를 만날 수 있다. 오리지널 작품에서 만났던 좀비들이 랜덤하게 나타나 빠르게 움직였다면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먼저 바닥을 천천히 기어다니면서 소극적 행동을 하고 벌레를 먹는 그룹이 있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을 체득하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사냥을 하는 좀비들도 있다. 테로이드를 맞은 듯 크고 위협적인 좀비들, 그리고 또 하나의 좀비군은 영화관에서 직접 만나면 놀라울 것이다"


영화 '28년후'는 최신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특수한 화면비를 사용하는 등 다양한 연출기법과 새로운 시도를 한 것으로도 주목받는다. 감독은 "20년전에 나온 오리지널 작품은 홈비디오처럼 흐릿하고, 어설픈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화촬영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 스마트폰으로도 극장 상영이 가능한 4K촬영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면서, "특히 영화를 보다가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가 몸을 눕히는 것과 비슷한 장면이 나오는데, 예전 같으면 굉장히 비싼 제작비를 치러야 만들 수 있었겠지만 우리 영화에서는 아이폰 20대를 이용해 훨씬 더 싸게 만들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76:1이라는 와이드 화면비를 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감독은 "우리 영화는 자연의 모습을 많이 담은 '네이처 필름'이다. 관객들은 넓게 펼쳐진 푸르른 자연의 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나와 나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좌우를 살피게 된다. 사방에 도사린 위험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려고 하니 가능하면 넓은 와이드 화면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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