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효 작
극사실주의로 표현한 일상 속 기억과 정서는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 청애는 27일부터 오는 7월20일까지 이창효 초대 개인전 '추억으로 물든 자두'를 개최한다.
그간 정물화를 통해 따뜻한 감정과 깊은 사유를 담아온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과일인 '자두'를 통해 기억과 향수, 풍요, 생명력, 행복이라는 감정의 결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캔버스 위에서 붉은빛을 발하는 싱그러운 모습의 자두를 마주할 수 있다. 자두 껍질 위에 희미하게 맺힌 분(粉)과 물방울, 옆에 떨어진 초록빛 잎의 사실성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마치 진짜 자두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이 작가는 극사실주의 표현방식을 통해 정물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제안하고 있다. 그는 단지 '정확하게 그린다'는 기교를 넘어 자두라는 오브제에 관념과 서사를 덧입히고 있다.

이창효 작
이 작가에게 있어 자두는 단순한 과일이 아닌 자신의 기억이며, 한 시절의 정서이자, 관람객의 마음속 풍경을 조용히 건드리는 감각의 문이다. 유달리 붉은 자두는 단순한 색채가 아닌 생명과 건강, 가족의 평안을 상징하는 빛깔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자두의 붉은색을 통해 자신이 사랑했던 것들, 지켜내고 싶은 것들에 대한 기원을 담아낸다. 이 작가의 자두는 과일을 넘어 시간을 머금은 사유이고, 정서를 품은 회화이며, 관객의 기억을 자극하는 한 점의 시작이다.
갤러리 청애 장선애 대표는 "이창효 작가가 열어주는 기억의 문을 통해 어릴 적 여름날, 어머니가 건네주던 한 알의 자두, 장독 위에 햇살을 받으며 익어가던 자두 등 우리 일상에서 존재하는 감각의 조각들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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