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 대통령의 ‘국민사서함’, 소통의 초석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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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6-26  |  발행일 2025-06-26 제23면

이재명 대통령은 그저께부터 국정 전반에 대해 국민이 질문을 하면 자신이 답변하는 소통창구인 '국민사서함'을 운영하고 있다. "정치인은 국민과 직접 소통해야 한다. SNS는 제게는 목숨줄이다"는 이 대통령의 평소 소통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새 정부의 '국민주권정부' 기치와도 맞다. 국민과 불통(不通)해 온 대통령을 경험했기에 대통령의 소통의지가 담긴 국민사서함 운영은 환영할 일이다.


중요한 건 운영의 내실화다. 우선 답변할 질문을 선별하는 기준이 진영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공정해야 한다. 채택되지 않은 질문조차 그 이유를 답변 형태로 공개해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국민의 요구를 수렴해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 장치는 반드시 구축돼야 한다. 국민사서함의 목소리가 단순한 민원 창구가 아니라 국정 방향을 수립하는 나침반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부처와 대통령실 참모는 유기적으로 협업해 질문의 정책적 함의를 분석하고 개선안을 도출해야 한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상시 소통체계로 정착시키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동시에 대통령실 홈페이지를 통한 질의와 답변, 대통령의 현장간담회 개최 등의 소통도 병행돼야 한다.


국민사서함의 성패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지와 실행력에 달려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선언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지지율을 올리려는 정치적 계산을 염두에 둔 보여주기식 소통은 더욱 안된다. 국민의 일상 속 아픔을 담아낸 소중한 질문에 대통령이 솔직하게 답하고, 이를 국정 운영에 녹여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소통의 진정한 의미가 실현된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국정의 방향키로 삼는 대통령의 담대한 실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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