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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한복판 지하철역에서 대규모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구 도시철도 역시 유사한 사고에 취약한 것은 아닌지 시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 47분쯤 서울 서초구 교대역 인근의 한 신축 공사장에서 굴착기가 지하 도시가스 배관을 파손하면서 다량의 가스가 누출됐다.
일부 가스는 지하철 역사 내부로 유입됐고, 이로 인해 승객과 역무원이 긴급 대피했다.
역무원 2명이 가스를 흡입해 이 가운데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교대역 전 출입구가 봉쇄됐고, 열차 일부는 무정차로 통과했다.
서울 지하철이 가스 사고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구에서도 "우리 지하철은 안전한가"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에서도 과거 유사 사고가 있었다.
2022년 팔달시장역에서는 소화 설비 오작동으로 대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방출되면서 역사 내 승객과 역무원 10명이 호흡 곤란과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모두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후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는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주요 역사에 설치된 CO₂ 소화 설비를 전면 교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상은 1호선 중앙로역과 대구역, 2호선 반월당역 등 혼잡도가 높은 핵심 역사 3곳이다.
시는 오는 7월부터 설계에 착수해 기존 CO₂ 설비를 철거하고, 인체에 무해하며 질식 위험이 낮은 할로겐계 소화약제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가스나 CO₂ 누출은 지하공간 특성상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위험 요소는 선제적으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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