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우리가 ‘비핵’ 해야하는 이유…연극 ‘불새’로 만난다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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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09 11:49  |  수정 2025-07-09 11:55  |  발행일 2025-07-09
8월 11· 12일 대구무대에 오르는 연극 '불새' 의 한 장면. <이현순씨 제공>

8월 11· 12일 대구무대에 오르는 연극 '불새' 의 한 장면. <이현순씨 제공>

원폭 투하 80주년을 맞아 피폭자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올린 연극 '불새'가 관객과 만난다.


1945년 8월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약 70만 명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조선인 피해자만 약 10만 명에 달한다. 그중 절반인 5만 명은 폭발 직후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살아남은 5만 명 중 4만 3천 명은 귀국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나머지 7천 명은 일본에 남겨졌다.


하지만 고향에 돌아온 이들 대부분은 침묵 속에 살아야 했다. 그들을 더 괴롭힌 건 병이나 가난보다, 피폭자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과 외면, 그리고 세대를 이어 반복되는 병의 고통이었다.


한국 사회에서 처음으로 '원폭 2세'의 존재를 드러낸 이는 고(故) 김형률 씨다. 그는 2002년 대구KYC에서 자신이 피폭 2세임을 공개했고 이를 계기로 국내외에 한국인 피폭자의 존재와 고통이 알려졌다. 그는 원폭2세환우회를 결성하고 국제사회에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알리는 활동을 이어갔다. 김 씨의 외침은 피폭자 문제를 생존의 문제가 아닌 인권의 문제로 바라보게 했다.


올해 초 원폭 80주년을 맞아 원폭2세환우회·합천평화의집·합천원폭자료관·사단법인 생명평화아시아 등 여러 단체들이 힘을 모아 '비핵평화연극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이들은 연극을 통해 시민들과 원폭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기억하고자 했다.


연극 '불새'는 시민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 추진위는 창작과 공연을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며, 많은 시민들이 정성을 보태고 있다. 기부는 오는 8월 말까지 계속된다.


극본과 연출은 이현순 씨가 맡았고 배우 11명과 다수의 스태프가 함께 힘을 모았다. 지난 6월 22일 시연회를 마친 이 작품은 곧 대구 지역 소극장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오는 8월6일에는 경남 합천에서 세계비핵평화대회가 열린다. 올해는 하루 전인 8월5일 저녁 7시, 합천문화예술회관에서 '불새'가 전야공연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한편 피폭의 후유증은 원폭 투하 당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에도,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방사능 노출의 건강 피해가 보고되며 원폭 피해와의 연관성이 다시 주목받았다.


비핵의 의미를 되새기고, 침묵 속에 묻혀 있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한 연극 '불새'의 대구 공연은 7월11일 저녁 7시30분, 12일 오후 5시 '꿈꾸는 씨어터'에서 진행된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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