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된 경기 침체에 대구경북 중소기업들, 빚 못 갚고 ‘깊은 시름’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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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30 18:18  |  발행일 2025-07-30
대구경북 기반 iM뱅크 연체율 2분기째 1%대
기업은행은 약 14년만에 최고치인 0.93%
“은행 대출 이자 내기도 벅차” 고민
iM뱅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추이. <출처 iM뱅크 팩트북>

iM뱅크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추이. <출처 iM뱅크 팩트북>

대구·경북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들이 고금리와 내수 부진의 이중고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시중은행인 iM뱅크의 연체 지표는 9년 만에 가장 위태로운 수준까지 치솟으며 현장의 자금 경색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 지역 경기 침체의 직격탄, 대출 상환능력 급격 악화


30일 영남일보가 각 은행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팩트북을 분석한 결과, iM뱅크의 올해 2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22%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1분기(1.54%)보다는 0.32%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불과 석 달 전인 1분기와 비교해 0.32%포인트(p)나 급등한 수치로, 지역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실제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가공업체들은 가동 중단이나 매물 등록이 늘고 있다. 산단 인근 식당가에서 만난 50대 임중근씨는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침체로 너무 힘들다. 특히 대출을 갚지 못해 회사를 계속 운영해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며 "알고 지내는 다른 업체 사장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러한 현장의 침체는 금융 데이터로 직결된다. iM뱅크의 부실 지표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평균인 0.50%보다 2.4배 이상 높다.


◆ '9년 만의 최고치' 전국적 동반 상승세


연체율 상승은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2분기 말 중소기업 연체율은 0.93%로, 2011년 3분기(0.99%) 이후 무려 14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상으로도 국내 은행 전체의 5월 말 중기 대출 연체율은 0.95%를 기록하며 2016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iM뱅크의 경우 2021년 4분기 한때 연체율이 0.29%까지 내려가며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3년 말 0.81%로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공개된 통계 중 최고점인 1.54%를 찍는 등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상생 기조 속 깊어지는 건전성 고민


이처럼 유독 높은 연체율 배경에는 iM뱅크 특유의 '관계형 금융'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기업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 비중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경기 악화 시 은행이 떠안아야 할 하중이 타 은행보다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북구 침산동에서 부품 공장을 운영하는 60대 대표 김인환씨는 "원자재 값은 올랐는데 납품처 결제는 계속 밀린다"며 "은행 대출 이자 내기도 벅차지만, 그나마 대구 본사 은행이라 만기를 연장해주니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고 전했다. iM뱅크 관계자는 "수도권에 비해 지역 경기가 좋지 않은데, iM뱅크는 '비 올 때 우산 안 뺏는다'는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대구경북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의 비중이 높은 만큼,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역 기업과의 동행을 택하면서 발생한 건전성 하락을 감내하고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내수 부진 장기화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금융 버티기'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지역 금융권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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