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코스피 '7천시대'를 연 증시가 어제 한때 7,500선을 뚫으며 또다시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제 8천선도 가시권이고, '1만피 시대'라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6,000선을 넘은지 두 달만에 7,000선을 뚫고 올들어 75% 안팎의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급격한 변동성, 투자 과열, 글로벌 공급망 불안,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경고가 여전한 상황인데 우리 증시가 견고한 상승흐름을 이어 가는 건 경이적이다.
증시 랠리가 곧바로 실물경제 회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증시와 수출만 온기를 전할 뿐 서민이 체감하는 실물경기는 여전히 냉골이다. 불균형 쏠림현상은 대구경북 경제에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일을 기준으로 대구경북 10개 상장사의 평균 상승률은 139.42%로 집계됐다. 앨앤에프, 이수페타시스, 한전기술, 한화시스템 등 2차전지·로봇·AI 같은 특정 산업 및 일부 기업이 상승장을 주도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이끈 국내 증시와 다르지 않다. 대구경북도 소수 첨단기업만 웃은 셈이다.
대구의 뭉칫돈이 '불장 증시'로 이동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게 부동산시장이다. 투자처로 주식이 선호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진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으로 여윳돈이 쏠린 탓이다. 수신잔고가 부족하니 부동산 대출이 잠길 수밖에 없다. 주택시장 반등이 점점 멀어질 조짐에 걱정이 크다. 건설경기 침체는 곧바로 내수에 찬물을 끼얹는다. 불장증시의 그늘이다. 토목 및 공공프로젝트의 조기집행이 다급한 시점이다. 대증요법성 긴급 처방이다. 그래야 겨우 하방리스크가 관리될 것이다. 전통주력 산업도 글로벌 수요 둔화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불장'의 온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착시로 보다 중요한 것을 놓치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건 장밋빛 낙관이 아니다. 그 뒤에 가려진 그늘과 냉기를 돌아보는 균형 잡힌 시선이다. 대구경북 경제의 명암은 산업구조의 양극화와도 맞닿아 있다. 단순히 주가가 오르내리는 문제를 넘어 당장 지역 산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 전통 제조업들이 신산업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R&D(연구개발) 및 금융 지원 정책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 확립으로 증시 온기를 확산하는 것도 빠뜨릴 수 없다. 그 온기가 국민 다수에게 전해지고 지역 경제 전반의 경기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 '코스피 7천 시대'를 진정 환호할 수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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