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신 신평 변호사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한 반인권적 탄압에 대하여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개입을 촉구하며'라는 글을 올렸다. 신 변호사가 "가혹한 정치보복이자 인권탄압"이라며 전한 "처참한 주거환경은 한마디로 생지옥(Hell on the Earth)"이란 주장의 진위는 논란의 여지가 있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문제를 푸는 방편을 '미국과 서방의 개입'으로 몰고간 것은 지극히 비상식적이다. 내정간섭으로 이어질 잠재적 위협 요인을 만드는 자해 행위다.
실제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의 '메시아' 역할을 할 거라는 광장세력의 기대가 사그라들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부정선거를 수사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도 확산 중이다. "윤석열 부당대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불확실한 발언이 유포되고, 종종 비슷한 말을 하는 미국 우파 인사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 정치인들이 줄 서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한국 선거 부정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허위사실을 주장하는 모스 탄 미(美) 리버티대 교수에게 옥중 편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외국이 국내 정치와 여론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 국가 주권의 침해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막바지에 이른 관세 협상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미국 측에 한국을 공격할 빌미를 제공하는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한 명의 우군도 아쉬워 재벌 총수들이 속속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는 상황인데 법에 의거한 정당한 탄핵 절차를 왜곡하면서까지 한미 협상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는 매우 유감이다. 협상 테이블을 왜 우리 스스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만드는가.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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