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트럼프의 골프 탐욕

  •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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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05 06:42  |  발행일 2025-08-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스코틀랜드의 자신 소유 턴베리 골프장에서 슬쩍 다른 공을 치는 이른바 '알까기'를 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세계 최고의 권력자가 태연하게 알까기 한 공을 치는 모습을 본 이들은 그저 혀만 내두를 뿐이다. 트럼프의 부정 골프는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가 공을 발로 차 페어웨이로 자주 보내는 것을 빗대 별명을 '펠레'라고 부르기도 한다.


골프장을 17개나 가진 트럼프의 광적인 골프 사랑에는 그의 탐욕스러운 민낯이 고스란히 배여 있다. 스코틀랜드 방문도 사실상 턴베리 골프장을 홍보하려는 의도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정 대부분은 골프장 관련 행사에 할애했으며, SNS에 턴베리에서 골프를 치는 자신의 모습을 올리는 등 대놓고 홍보를 했다. 여기다 1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 골프대회인 디오픈 측에 턴베리에서 대회를 개최하도록 압박했다. 주최 측은 트럼프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슷한 압박을 받은 미국프로골프(PGA) 측은 내년부터 트럼프의 골프장에서 PGA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나흘에 한 번꼴로 골프를 쳤다고 하는데, 대체로 자신 소유의 골프장을 이용한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 6개월간 트럼프의 골프 관련 비용으로 무려 5천180만 달러(한화 700억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트럼프의 골프는 '탐욕의 아이콘'처럼 느껴진다. 그에게서 존중과 배려라는 골프의 미덕은 찾아볼 수 없다. 절차적 정당성은 도외시한 채 결과만 챙기려는 잇속이 정치·외교·통상에 그대로 투영되면서 지구촌을 혼란스럽게 한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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