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속으로] “대출 받으려면 ‘소액결제’부터 하세요”…20대 동갑내기 사기 일당 ‘징역 5~6개월’

  • 이동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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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8-30 10:19  |  발행일 2025-08-30
대구지법. 영남일보 DB

대구지법. 영남일보 DB

페이스북 등 SNS에서 불법 대출 광고가 판을 치던 2024년 초. 21살 동갑내기인 A씨 등 4명은 한 대출 사기 조직으로부터 '환전팀'으로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조직에서 확보한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환금성을 가진 물건이나 모바일 상품권, 게임 머니 등을 구입한 뒤 현금화해 달라는 것. 물론 사기 범행을 통해 취득한 수익은 분배해 나눠 갖기로 공모했다.


지난해 3월7일 대출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 B씨가 첫 타깃이 됐다. 급전 대출을 미끼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소액결제'를 한 뒤 이를 빼돌리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렇게 사기 조직으로부터 B씨의 휴대 전화번호, 이름, 생년월일, 인증번호 등을 건네받은 A씨 등은 그날 밤 범행을 실행에 옮겼다. 그들은 유명 모바일 게임에 접속해 B씨 명의로 게임 아이템 등을 소액결제하고, 모바일 카드 교환권과 에어팟 등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그저 사기 행각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돈을 빼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만 345만원. 이 돈은 고스란히 범죄 조직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같은 해 5월3일 A씨 등은 두 번째 범행에 들어갔다. 방식은 동일했다. SNS 대출 광고를 본 피해자 F씨는 한 사기 조직원의 "대출을 받기 위해선 먼저 소액결제를 한 뒤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개인정보를 알려주고 서류 작성이 완료되면 소액결제는 취소하고 대출을 진행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넘어갔다. 이후 F씨의 개인정보를 건네받은 A씨 등은 99만7천원 상당의 모바일 문화상품권 2장을 소액 결제하고, 이를 가로챘다. 또 F씨에게 95만원 상당의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익명의 아이디로 접속해 사게 만든 뒤, 이를 현금화해 빼돌렸다.


대구지검은 기나긴 수사 끝에 지난 5월 이들을 기소했다. 지난 28일 대구지법 형사5단독 안경록 부장판사는 컴퓨터등사용사기,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게 각각 징역 5~6개월을 선고했다. 안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소액결제 관련 조직적 사기 범행에서 취득 물품 등의 현금화 역할을 반복적으로 수행했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핵심적 범죄 역할을 직접 분담하지 않은 점,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많지 않은 점,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범행을 자백하며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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