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 중구 임재양외과에서 임 원장이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떠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9일 대구 중구 임재양외과에서 임 원장이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떠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9일 대구 중구 임재양외과에서 임 원장이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떠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 중구 삼덕동의 정겨운 기와지붕 아래, 지역민들의 건강을 지켜온 '임재양 외과'의 진료실 불이 잠시 꺼졌다. 지난 40년간 유방암 전문의로 수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했던 임재양(71) 원장이 진료 현장을 떠나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이는 단순한 은퇴가 아닌, 의사로서 환자를 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전환'의 과정이다.
◆수술대에서 상담실로…의료의 본질을 묻다
임 원장은 40년 외과 인생 동안 네 번의 큰 변화를 겪었다. 일반 외과에서 유방암 전문의로, 다시 한옥 병원을 짓고 먹거리 교육을 병행하는 생태 의학자로 변신해왔다. 그는 "암의 원인이 개인의 습관을 넘어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등 생태계 붕괴와 직결되어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이번 다섯 번째 전환의 목표는 '의사결정 상담'이다. 암이나 난치병 앞에서 치료 방향을 놓고 고뇌하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질과 득실을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는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의 의료 시스템에선 환자 한 명과 깊이 대화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환자 1명당 1시간 상담이 표준이 되는 새로운 진료 모델을 정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29일 대구 중구 임재양외과에서 임 원장이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떠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은퇴가 아닌 '연결'…직원·환자와의 약속은 계속
병원 문은 닫혔지만, 환자와의 인연은 끊이지 않는다. 임 원장은 1년간의 일본 게이오대학 연구원 생활 중에도 이미 예약된 환자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대구로 돌아와 진료를 이어갈 계획이다. 35년간 동고동락한 직원 5명과의 고용 관계도 그대로 유지한다. 그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직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더 정성껏 환자를 보듬는 병원을 만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임 원장의 행보를 두고 '지역 거점 의사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에 주목한다. 서울대 의대 동문들이 결성한 '67병원'의 방문진료 사례처럼, 숙련된 원로 의사들이 지역 사회에서 상담과 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대구 중구 임재양외과에서 임 원장이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으로 1년간 떠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에서 일본으로…다시 현장에서 답을 찾다
그가 일본행을 택한 이유는 '현장성' 때문이다. 도시화와 환경 문제가 앞서 나타난 일본의 사례를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여, 대구 지역 사회와 나누겠다는 생각이다. 유학 중에도 매주 '통신'을 써서 재생 건축의 의미나 이웃 나라의 생활 양식을 주변에 공유할 예정이다.
임 원장은 "돈이 아니라 의미, 치료가 아니라 상담으로 인생 2막을 열고 싶다"고 강조했다. 메스를 내려놓은 자리에 '대화'를 올려놓겠다는 그의 결심은, 효율성만을 쫓는 현대 의료계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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