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브레이크없는 독주, 이래놓고 민생협치 되겠나

  • 논설실
  • |
  • 입력 2025-09-12 10:01  |  발행일 2025-09-12

여야가 합의한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법 수정안이 하루도 채 안 돼 파기됐다. 민주당은 대신 이른바 '더 센 특검법'을 원안대로 처리키로 했다. 민주당 강경파의 드센 반발에 지도부가 어제 합의안을 번복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잉크도 마르기 전에 뒤집기"라며 함께 합의한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에 협조할 수 없다는 태도다. 앞서 민주당 김병기·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특검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않고, 필요한 인원만 증원키로 합의한 바 있다. 꽉 막힌 정국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여당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에 정국은 다시 경색 모드로 접어들게 됐다.


거대 여당은 지금 검찰 개혁, 노란봉투법 등 국가 대사를 좌지우지할 입법을 자신들의 뜻대로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으로 형성된 협치 분위기도 여당의 정청래 대표가 하루 만에 먼저 걷어찬 상황이다. 정 대표는 최근 교섭단체 연설에서 '내란 정당'이라며 야당에 대해 다시 포문을 열어 화해 분위기를 무색하게 했다. 다음날 야당 대표가 '나 홀로 독재당'이라고 맞받아칠 만 했다고 본다. 여기다 각종 개혁이라는 명목으로 정책 입법에 급가속 페달을 밟는 탓에 이 대통령마저 속도를 조절할 것을 주문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국민은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결코 원하지 않는다. 갈등보다는 협치와 민생정치를, 경제난과 민생고를 해결할 구체적인 해법을 더 간절하게 바란다. 여당의 이런 초강경 독주에 가까스로 마련한 '여·야·정 민생협의체'도 제대로 가동될지 의문이다. 정치의 중심은 국민의 뜻과 삶에 둬야 한다. 여당부터 정략적 이해보단 민생을 살리는 정치의 도리를 보여주길 바란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