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한권 울릉군수<울릉군 제공>
울릉군이 해상교통 불안정, 인구 감소와 고령화, 의료·교육 인프라 부족이라는 도서지역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앙정부 및 경북도와 협력해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지난 9일 울릉군청 군수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도서민 이동권 보장은 군민의 기본권이자 울릉군의 최우선 과제"라며 "여객선 결손금 지원과 운임 보조, 준공영제 확대를 통해 안정적 운항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객선을 단순한 민간 교통수단이 아닌 '도서 지역의 대중교통'으로 제도화해 국비 지원을 확보하고, 민간 선사의 경영난에 따라 주민 이동권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남 군수는 잦은 여객선 고장과 선사 경영난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단기적으로는 경북도 및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결손금 지원과 면허 반납 기한 조정 등 선사 부담 완화책을 추진하고, 주민 우선 탑승제 및 생활노선 중심 운항시간 확보로 주민 불편을 줄일 방침이다. 중기적으로는 여객선 준공영제 확대, 운항비 지원 체계 마련, 안전점검 강화 등을 통해 안정적 운항 환경을 조성한다.
관광산업 발전 전략도 제시됐다. 남 군수는 "울릉군은 천혜의 자연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무분별한 개발은 지양한다"며 "관광 활성화와 환경 보전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확고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울릉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K-관광섬 육성사업'을 통해 '울루랄라 울릉도' 브랜드 아래 체험형·체류형 관광 모델을 추진 중이다. 단순한 관광객 수 확대보다 체류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 하이킹 코스, 챗봇 기반 미션투어, 글로벌 액티비티 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업 예산 절반 이상을 친환경 인프라 조성과 콘텐츠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특히 울릉공항 개항 이후 관광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울릉군은 탄소중립과 ESG, 지속가능관광 원칙을 반영한 관광정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남 군수는 "생태 보전 구역 관리 강화,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관광객 분산 정책, 주민 참여형 관광 거버넌스 구축 등을 통해 오버투어리즘 우려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충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혔다. 울릉군은 최근 울릉군 인재육성재단을 출범시키고, 울릉고 졸업생에게 대학 등록금 전액과 주거비를 지원하며 다양한 해외 경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동대학교와 협력해 '글로벌그린 U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2026년부터 울릉도 특별전형으로 매년 5명의 학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방과 후 맞춤형 교육, 청소년 주도 축제, 어학연수 기회 확대 등을 통해 교육 격차 해소에도 나서고 있다.
의료 분야 역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울릉군은 최근 3년간 전국 최다 수준인 16명의 공중보건의를 배치해 기초 의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대구·경북권 대학병원과 협약을 통해 응급환자 대응 체계를 강화했다. 앞으로 미개설 진료과목을 보강해 울릉군 의료 체계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울릉공항 건설은 지역 발전의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 군수는 "공항 개항은 주민 이동권 확대뿐 아니라 정주 여건 개선과 지역 개발과의 연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울릉군은 공공하수처리시설과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확충, 하수처리장 개량, 청년 주거 안정 사업, LPG 배관망 구축 등 정주 기반시설 확충을 병행하고 있다. 도로·항만 현대화도 추진해 육·해·공 교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복합 교통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도 울릉군의 주요 현안이다. 2021년 8천867명까지 줄었던 인구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자연적 감소는 여전하다. 울릉군은 청년 정착과 출산·양육 친화 환경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 결혼 장려금, 출산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 확대 등을 통해 저출산에 대응하고 있으며, 노인 일자리 확대, 치매안심센터 운영,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 강화 등 고령화 대책도 추진 중이다.
남 군수는 "울릉공항 개항, 특별법에 따른 종합발전계획, 어촌뉴딜300사업 등이 정주 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청년과 노년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울릉군을 만들기 위해 흔들림 없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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