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출된 권력 여당·대통령, 모든 국민 선택받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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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18 06:17  |  발행일 2025-09-18

이재명 대통령이 촉발시킨 '권력의 서열' '선출된 권력'에 대한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선출권력들"이라며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 주권 그리고 직접선출권력, 간접선출권력"이라고 못박았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부를 국정농단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여당과 정부가 사법개혁을 추진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부터 법원까지 자기 입맛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독주는 뜻을 같이하는 범여권을 포함해 180석이 넘는 거대 여당의 오만함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들이 하는 일에 국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을 비롯해 범야권도 110석이나 된다. 국회의원 개인을 보더라도 박빙의 경쟁이 벌어진 곳은 과반을 얻지 못했지만 당선된 사람도 많다.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에서 49.4%의 지지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더 많은 국민이 그를 선택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저는 모든 것은 국민의 뜻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장 직접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국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과 똑같이 선출된 권력인 국민의힘이나 여당이 주도하는 각종 개혁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국민의 뜻은 무시되고 있다. 잘못이 있다면 분명히 바로잡아야겠지만, 국민 갈등과 분열을 무시한 채 이뤄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당선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국민화합'을 강조해왔다. 지지하지 않은 국민의 뜻도 끌어안겠다는 초심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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