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관세 협상 분수령…상호 이익 접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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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6 08:50  |  수정 2025-09-26 08:52  |  발행일 2025-09-26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남을 두고 "투자 패키지 협상 과정에서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의 경제 규모와 외환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설명했으며, 베선트 장관 역시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특히 조선 분야에서의 중요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관세 협상이 3천500억 달러 투자펀드 집행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놓인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을 만나 상황을 설명한 점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미국 측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협상을 깰 수도 없다. 협상이 틀어지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겐 치명적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는 145개국 정상과 배우자들이 그에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문전성시를 이룬 사실이 냉엄한 국제 정치·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일본에 이어 EU도 최근 자동차 15% 관세 적용을 받아, 주요 수출국 가운데 한국만 관세 25%를 부담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가 지금은 자동차 관세를 볼모로 잡고 있지만, 반도체와 의약품 등 다른 카드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근로자 강제 억류 사태 이후 국내 일각에서 조장하는 반미 정서는 국익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역과 외교 분야에서의 국익은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최대한 '덜 손해를 본다'라는 태도로 마지막까지 미국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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