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봐TalK]연탄공장 대신 연꽃바다… 반야월 연꽃단지

  • 서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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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9-26 15:51  |  발행일 2025-09-26
카드뉴스 이미지 제작=인턴 서영현

카드뉴스 이미지 제작=인턴 서영현

대구 동구 반야월의 여름은 연꽃으로 시작된다.


반야월 연꽃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연 재배지로 한때 연탄공장과 전투기 소음으로 기억되던 이곳은 이제 붉고 흰 연꽃이 수면을 가득 메우는 도심 속 자연 명소로 자리 잡았다.


반야월의 변화는 극적이다. 과거 산업 시설과 군 공항 인근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지역은 계절마다 다른 색을 입는 생태 공간으로 거듭났다. 특히 여름이면 드넓은 연밭이 장관을 이룬다. 활짝 핀 연꽃 사이로 싱그러운 연잎이 겹겹이 펼쳐지고, 고개를 내민 연밥이 또 다른 풍경을 완성한다. 도시의 소음은 한발 물러서고,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만 잔잔히 번진다.


연꽃단지의 가장 큰 특징은 규모다. 총 13km에 이르는 산책길을 따라 수변 풍경이 길게 이어진다. 가볍게 걷기 좋은 흙길과 데크길이 교차하고, 곳곳에 쉼터 역할을 하는 정자와 전망 공간이 배치돼 있다. 특히 3층 높이의 전망대에 오르면 연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연잎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모습은 도심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연 생산 농경지를 중심으로 조성됐다. 인공 구조물을 최소화해 자연 그대로의 수변 생태를 보존한 점이 돋보인다. 화려한 조형물 대신 습지의 흐름과 식생을 살린 설계가 적용됐다. 덕분에 계절에 따라 물새와 곤충, 다양한 수생식물이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생태 공간으로 기능한다.


연꽃길은 네 개 구간으로 나뉜다. 가남지, 점새늪, 안심습지, 천천둘레길이 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남지는 비교적 탁 트인 연밭 풍경이 인상적이고, 점새늪은 습지 특유의 고즈넉함을 간직하고 있다. 안심습지는 물길과 연잎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수변 경관을 보여주며, 천천둘레길은 산책과 운동을 겸하기에 적합한 코스로 꼽힌다. 네 구간 모두 입장료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강점이다. 도심과 가까워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로도 찾기 쉽다. 가족 단위 방문객은 물론, 사진 애호가와 탐방객들도 즐겨 찾는다.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시간대나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 아래 연꽃이 빛나는 순간은 특히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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