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대구의 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분주히 투표용지를 분류하고 있다. <영남일보DB>
민선 8기 대구 시장의 중도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치러지는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대권과 대구시장직을 노리는 잠룡들이 현 대구시정의 핵심 현안들에 대해 일제히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 기부 대 양여 한계... TK신공항 '국가 주도' 전환 압박
28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가장 큰 격론이 벌어진 대구 현안 사업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이다. 기존 '기부 대 양여(군공항 이전 후 터 개발 이익으로 건설)' 방식이 재원 확보의 한계에 봉착했다는 회의론이 후보군 사이에서 공통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수성구갑)은 단호한 어조로 사업 방식의 대전환을 주장했다. 주 부의장은 "대구시가 10조 원이 넘는 이전 비용을 감당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국방부 장관을 사업 시행자로 지정하고 국가 재정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으로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선 사업 철회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대구에 지역구를 둔 A의원은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의 재원 확보 방안은 사실상 막다른 길"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붙들고 있기보다 지금이라도 원점에서 재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안동댐이냐 해평이냐... 다시 도마에 오른 대구 식수 문제
대구 식수원 이전 사업인 '맑은 물 하이웨이'도 선거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안동댐 물을 공급받겠다는 현 시정의 방침과 달리, 과거 추진됐던 구미 해평 취수원 활용안과 제3의 대안인 '강변여과수' 방식이 후보들 사이에서 엇갈리며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서문시장에서 만난 박경조(61·중구 동인동)씨는 노점에 붙은 정치인 현수막을 보며 혀를 찼다. "시장 바뀔 때마다 물 먹는 곳이 바뀌니 대체 어디 물을 믿고 마셔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안동댐이든 해평이든 빨리 결정이나 났으면 좋겠네요." 박씨의 말처럼 후보군마다 "댐물이 아니면 안 된다"는 주장과 "구미 해평 이전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 20여 명의 후보군 난립... "전임 시정 지우기" 가속
이번 선거가 전임 시장의 부재 상황에서 치러진다는 점은 정책 재검토 흐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대구 시청 내부에선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거나 실현 가능성이 부족한 사업들이 선거 과정에서 대거 수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황윤근 대구시 정책기획관은 영남일보 기자와의 통화를 통해 "민선 8기의 상징적 사업들이 차기 주자들에 의해 어떻게 재단될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라며 "행정의 연속성보다는 각 후보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차별화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야 통틀어 20여 명의 시장 후보군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명절 밥상머리 민심을 겨냥한 '시정 재설계' 공방은 내년 6·3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거대한 정책 전쟁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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