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제125회 노벨상

  •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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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09 06:00  |  발행일 2025-10-08
정재학 영남대 교수

정재학 영남대 교수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엄청난 재산을 축적하였던 알프레드 노벨이 자신의 발명품인 다이너마이트가 일류의 복지를 위해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살상 무기로도 활용되는 것에 실망하여 거의 모든 재산을 스웨덴 노벨상 재단에 기부하면서 제정된 상이다. 1901년부터 수상하기 시작한 노벨상은 올해 125회에 이르렀다. 이 상은 노벨의 유언에 따라 '인류의 복지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상하고 수상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그리고 군대 폐지 혹은 평화 추진에 수여 하도록 하였고 그 이후 1969년 경제학상이 추가되어 현재 6개 분야에 수상하고 있다. 상금은 기부한 유산의 1년간 이자를 나누어 지급하고 있고, 현재 그 금액이 한화로 약 15억 원인 세상에서 제일 권위있는 상이 되었다. 매년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에서 물리학, 화학, 경제학상,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문학상,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에서 생리의학상,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 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였고, 2024년에는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또 2024년에는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 모두 AI와 관련된 업적이 수상하게 되었고, 이 내용들을 필자가 1년 전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하였다.


2025년인 올해는 10월7일 노벨 생리의학상이 먼저 발표되었고 그 뒤를 이어 같은날 물리학상,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의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의 노벨 의학생리학상은 인체 내 면역 기능을 조율하여 면역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T세포(Treg)의 존재를 규명한 미국과 일본 과학자 3명이 공동 수상을 하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미국의 메리 브렁코, 프래드 렘즈델 그리고 일본의 시몬 사카구치이며 일본의 사카구치 교수는 일본의 30번째 노벨 수상자가 되었다. 이들의 연구는 자가면역질환과 암 치료, 장기이식 등 다양한 분야의 치료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업적으로 그동안 난치병으로 분류되었던 이들 분야의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열쇠를 찾은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몸 속의 면역체계는 외부 단백질이 들어오면 침입한 적으로 간주하여 이들을 공격하고, 몸속 정상세포는 공격하지 않는 방어 시스템이다. 그런데 자가면역질환은 내 몸속의 정상세포를 마치 외부 침입자로 오인하여 공격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이 병들의 치료법은 그저 면역력을 떨어뜨려 공격을 완화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홍반 루푸스, 제 1형 당뇨병 등이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번 연구는 자가면역질환이 T세포의 면역 조절 기능 상실로부터 기인함을 밝혀냈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은 단순히 외부 침입자를 잡아먹는 기능만이 아니라 면역의 균형을 이루는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고, 이 균형이 깨지면 과도하게 작동하거나 전혀 작동하지 않는 오류에 빠진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오작동의 원인을 규명하여 치료의 길이 열린 셈이다. 면역체계와 관련된 질병은 이 밖에도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나 과도한 면역반응에 의한 알레르기 질병도 있다. 면역의 비정상적 작동에 의한 질병의 치료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가 거듭되면서 과학자들이 미지의 사실을 발견해 내는 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또 우리나라의 과학자도 머지않은 장래에 어떤 연구로 인류의 복지 공헌하는 업적을 이루어 노벨상을 받게 될지 매우 궁금해지고 기대되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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