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TK선거 되고 싶은 사람 될 사람 아닌, 돼야 할 사람 찾아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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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10 09:23  |  수정 2025-11-01 11:04  |  발행일 2025-11-01

정당마다 추석 민심 읽기에 분주하다. 여당은 '개혁과 청산의 조용한 추진'으로 읽었다. '조용한'에 방점을 찍었다. 야당은 '민생외면·사법부말살·안보불안'이라 읽었다. 같은 민심을 놓고 동문서답 했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본 듯하지만 이게 결국은 한 곳에서 만난다. 접점은 내년 6·3 지방선거다. 대구·경북민의 추석 밥상에도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후보군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경선이 본선과 다름없는 TK로선 올 겨울부터 내년 봄 사이가 선거의 피크 시즌이다. 유권자들이 옥석을 구분할 시간이 벌써 다가온 것이다.


여전히 '야화내빈(野華與貧)'이다.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 유독 심하다. 보수의 심장답게 국민의힘 후보군은 역대 최다이다. 대구시장, 경북도지사 후보군이 각각 10여명이나 된다. 역대급 경선이 될 것이다. 8전 전승의 여세를 몰아 '9연승' 기록에도 자신만만하다. 국민의힘 호기는 만용이 아닌 듯하다. 반면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에는 찬바람이 분다. 무게감 있는 인사들은 주변의 출마권유에도 손사래 치고 있다. 이래선 해보나마나다. TK 지방선거의 리셋이 필요한 이유다.


대구·경북은 전환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TK신공항, 대구경북 행정통합, 대구 취수원 이전, 도심 군부대 이전, 원전 산업화, 산업구조 재편, 대왕고래 프로젝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후보가 넘치면 뭐하나. 길 잃은 미래의 꿈들을 TK의 비전으로 다시 일으켜 세울 능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함량 미달의 '하고 싶은 사람', 국민의힘 공천만 따면 '될 사람'은 필요 없다. 대구·경북의 성장엔진을 다시 힘차게 돌릴 반드시 '돼야 할 사람'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옥석 가리기의 기준이다.



[사설] APEC성공 결의 국회, 행사일에 서밋의장 국감 출석하라니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 소환과 APEC 행사 일정이 겹치면서 APEC 진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 17개 상임위원회는 총 834개 기관을 대상으로 다음달 6일까지 감사를 벌인다. 올해 국감에 출석 요구를 받은 약 400명의 증인 중 기업인이 무려 200명에 달한다. 지난해 159명 기록을 뛰어넘는 수치다. 여야 모두 "기업인 증인 채택 자제"를 외쳤지만 결국 빈말이 됐다. 기업인을 대거 증인으로 불렀다가 질문도 하지 않은 채 돌려보내는 구태가 반복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기간에 APEC이 열려 자칫 외교적 결례로 이어질 수 있다.


APEC 정상회의는 31일과 11월1일 열리지만, 경제분야 최대 행사인 CEO 서밋은 28일부터 나흘간 개최된다. 이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1천700여명의 기업인들이 모일 전망이다. 특히 미국 대통령과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이 거의 확정적이라 이들 국가의 기업인도 많이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외교행사를 앞둔 시점에 기업인들을 국감에 줄줄이 소환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APEC 행사 준비에 바쁜 기업들이 국감 준비에도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무위원회는 28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불러 계열사 부당지원 관련 실태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날은 최 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CEO 서밋이 개막하는 날이다. 최 회장은 이 행사 의장이다.


국회는 지난달 APEC의 성공 개최를 위한 결의안까지 여야 합의로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APEC이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중대한 기회라며 국회가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런데도 행사일에 기업인을 국감장으로 불러들이는 게 맞는가.



[사설] '냉부해' 출연도 좋지만 대통령은 국민앞에 더 솔직해야


추석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정치권은 '냉부해 정쟁'에서 빠져있다. 연예인은 물론 유명인의 냉장고 식재로를 가지고 유명 요리사들이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는 인기가 많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도 추석을 앞두고 지난 9월28일 '냉부해'를 녹화했고, 당초 예정일보다 하루 연기된 지난 7일 전국에 방송됐다. 시청률도 높게 나왔고 요리사들이 선보인 요리도 나쁘지 않았다.


대한민국 대통령 냉장고 식재료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는 점은 K푸드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데 국민의힘도 동의할 것이다. 그럼에도 연휴내내 논란이 되는 것은 대통령의 행보에 솔직함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재난상황이 발생했고 미국에서 귀국한 대통령은 긴급회의와 지시를 내리고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런 과정이 사전에 투명하게 알려졌으면 좋았을텐데,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잃어버린 48시간'을 제기하자 녹화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대통령실에서 솔직하게 대응했었으면 좋았을 거"라고 아쉬워 했다.


냉부해 프로그램 댓글창에 비난하는 댓글만 사라지는 것도 기계적 처리로 수위 높은 비난을 없앤다는 답변과 달리 국민들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조작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녹화시간에 대해서도 화면 속 출연자의 시계 시간과 대통령실의 해명에 차이가 있다. 거짓을 반복하면 진실로 둔갑시킬 수 있지만, 국민과의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K푸드 전도사로서 냉부해 출연도 필요하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민들과 솔직하게 소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작은 거짓말을 덮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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