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핵직구] 보수 재건을 위해 넘어야 할 3대 과제

  •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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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0-15 06:00  |  발행일 2025-10-14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민심이 불안하다. 이재명 정부 출범 넉 달이 지났지만 아직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경제 3대 지표(성장률·물가·일자리)도 좋지 않다. 미국과 관세 협상, 북·중·러 협력, 북한의 호전적 태도 등 외교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정치는 진영간 대립과 갈등을 반복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내우외환(內憂外患)이다. 정부 여당의 '내란 청산론'이나 야당의 '독재타도론' 모두 민심을 온전히 수렴하지 못하고 있다. 10월 정기국회 접어들면서 정치권은 벌써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 여당은 '국정안정론'을, 야당은 '국정심판론'으로 큰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집권 후 1년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야당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통상 선거에서 예측 지수로 사용할 수 있는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정당 지지도 모두 여권에 유리하다. 한국 갤럽의 최근(9월 말) 조사에 의하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긍정(55%)이 부정(34%)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38%)이 국민의힘(24%)을 앞서고 있다. 전국지표조사(10월 초)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지지도(57%)가 부정(34%)을 앞지르고,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41%)이 국민의힘(22%)을 거의 두 배 차이로 따돌리고 있다. 다만 30%에 이르는 무당층과 8개월 시간 변수가 남아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현 국면에서 집권 여당의 분발을 촉구하지만, 야당 또한 탄핵의 강을 건너 건전한 대안 세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특히 현재의 국정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책임이 큰 만큼 성찰을 통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진정한 보수는 전통의 연속성을 중시하지만, 역사적인 변화에 맞춰 가치와 방식을 혁신한다. 그것이 보수의 정치성과 역사성이다. 보수를 재건하기 위해서 세 가지 과제가 필수다.


첫째, 윤석열 시대를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 실패의 굴레와 패러다임은 빨리 벗어나야 한다. 시대착오적 계엄으로 탄핵 심판이 내려졌다. 권력으로, 정치로 해결할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다. 자업자득이고 사필귀정이다. 이제 남은 과정은 특검과 사법부, 그리고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 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지지했던 국민들의 간절함을 되새겨 보아야 한다.


둘째, 보수의 정통 역사관을 정립해야 한다. 현재의 뉴라이트 역사관은 좌파 비판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왜곡된 논리가 많다. 좌파 5대 강령에 따른 잘못된 역사관에 대해서는 이미 비판한 바 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 근대화론, 강제 징용과 위안부 부정, 독립운동사 부정 등 뉴라이트 진영의 역사관은 문제가 많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일제의 국권 침탈과 독립 운동, 해방과 정부 수립,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의 500년 미래는 자존적 자긍적 역사관 정립에 달려 있다.


마지막으로 보수 정치 철학과 가치관을 수립해야 한다. 국가적 비전과 현실적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집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유능한 보수로 국정운영에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의 보수 정권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보수 정통의 이승만 대통령의 자주 독립 외교, 박정희 대통령의 자립 경제와 자주 국방이라도 배워야 한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요, 의식주를 넘어 공동선(행복)을 실현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불안하고, 내일을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 보수가 명심해야 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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