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시진핑도 극찬한 그맛…황남빵 대표 “밤낮없이 빚는 중”

  •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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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01 13:00  |  수정 2025-11-01 15:03  |  발행일 2025-11-01
86년간 3대째 황남빵 만드는 최진환 이사 인터뷰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 주석 “황남빵 맛있다”
정부, 황남빵 2천500박스 긴급 추가 주문
지난달 31일 경주 황남빵 본점에서 최진환 이사가 황남빵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지현 기자lozpjh@yeongnam.com

지난달 31일 경주 황남빵 본점에서 최진환 이사가 황남빵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지현 기자lozpjh@yeongnam.com

"'APEC'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황남빵도 이젠 세계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경북 경주를 대표하는 디저트인 황남빵이 이번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일약 글로벌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황남빵을 콕 집어 "맛있게 먹었다"고 언급하면서다.


경주 명물인 황남빵을 86년 동안 3대째 이어가는 최진환 황남빵 이사는 지난달 31일 영남일보 취재진과 만나 "APEC이라는 큰 국제행사에 경주의 맛과 멋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맛있게 드셨다고 해주셔서 직원들도 그렇고 다들 엄청 자부심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이 방한한 지난달 30일 이 대통령은 '경주의 맛을 즐기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황남빵을 선물했다. 시 주석이 황남빵을 극찬하자 이 대통령은 외교부에 중국 외 모든 APEC 회원국 대표단에도 황남빵 선물을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최 이사는 "시 주석의 언급 이후 정부로부터 황남빵 2천500박스를 만들어 달라는 추가 주문이 들어왔다"면서 "100% 수작업이라 도저히 시간 내 수량을 맞출 수 없어 우선적으로 600상자를 만들고 있다. 오늘도 가게 문 닫을 때까지 빵을 빚어야 한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남빵 본점에서 직원들이 정부로 부터 들어온 추가 주문 600박스를 만들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31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남빵 본점에서 직원들이 정부로 부터 들어온 추가 주문 600박스를 만들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황남빵은 국내에선 경주의 명물로 익히 알려졌지만, 글로벌 인지도는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APEC 정상회의 공식 간식으로 선정되기까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했다. 최 이사는 "공식 협찬사 신청을 하고 나서도 여러 가지 심사를 거쳤다"며 "빵 안에 들어가는 팥도 국산이고, 만드는 과정도 100% 수작업이다. 이와 함께 역사성도 있다보니 선정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언급 이후 황남빵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먹고간 곳'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관광객들에게 반응이 폭발적이다. 최 이사는 "중국인들은 시 주석이 먹고 가는 곳을 많이 따라다닌다. 당장 오늘도 중국인들이 가게 앞에 오셔서 사진도 찍고 빵을 많이 사가셨다"면서 "중국에서 황남빵에 대한 인지도가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APEC을 계기로 최 이사는 황남빵 판매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보다 많은 사람이 황남빵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기존에는 1박스 단위로만 팔던 황남빵을 이제는 1개 단위로도 판매하고 있다"며 "처음 황남빵을 찾아주는 손님들은 한 박스씩 구매하기에 부담을 느끼시더라, 근데 낱개로 판매하니 하나씩 편하게 맛보고 구매할 수 있어서 좋아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낱개로 먹을 때는 방금 갓 나온 황남빵을 드리는데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는 뜻의 신조어)이라 더 맛있다"며 "이제는 좀 더 작은 단위의 박스포장도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APEC에서 자신감을 얻은 최 이사의 눈은 해외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최 이사는 "기존에는 국내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있던 외국인 고객들도 팥에 친숙한 중국인이나 일본인이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백인이나 흑인들도 와서 사 가더라"며 "해외로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았는데, 이젠 자신감이 붙어서 기회가 된다면 세계로 나가 황남빵의 맛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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