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국 문경시장(가운데)이 산불과 산사태 등 각종 재난에 대비해 현장 보고를 받고 있다. <문경시제공>
지난 2023년 문경지역에 많은 비로인해 산사태가 발생했다. <문경시제공>
지난 2023년 문경지역에 내린 폭우로 봉서교차로가 물에 잠겼다. <문경시제공>
문경시 산불예방전문진화대가 산불예방 훈련을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문경시제공>
기후변화가 불러온 극단적 기상현상이 산림재난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산림이 산불로 황폐하되고, 집중호우는 산사태가 이어진다. 그리고 산림병해충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 문경시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산림재난대응센터' 건립에 나서 산림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 산림재난 컨트롤타워, 산림보호팀
문경시청 산림녹지과 산림보호팀은 시 산림행정의 중심이다. 이 부서는 산불예방 및 진화, 산사태 예방과 복구,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불법산지전용 단속 등 산림재난 전반을 총괄한다. 최근 '산불보다 산사태가 더 무섭다'는 말이 나올 만큼 재난의 양상이 바뀌었다. 산림보호팀은 이런 흐름에 맞춰 대응 범위를 확대하고,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봄·가을 건조한 날씨와 강풍 탓에 산불 위험이 가장 높다. 문경시는 드론을 활용해 불법 소각 단속 강화와 함께, 농산폐기물 파쇄기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산불 현장에는 '산림 소방관'으로 불리는 산불예방전문진화대가 투입된다. 대형산불 최전선에 있는 대원들은 비정규직 신분임에도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있어, 이들의 고용안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경시는 상주시와 공동으로 3천400L급 대형헬기를 임차해 산불 발생 시 신속한 초기 진화에 나선다. 헬기는 출동 명령 후 10분 내 현장 도착을 목표로 운영된다. 산불 진화를 위한 진화차량 9대도 시 전역에 기동배치해 초동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 기후변화의 새로운 재난, '산사태'와 '재선충병'
산림재난의 대표 주자는 산불이었다. 그러나 최근 그 공식을 완전히 바뀌고 있다. 2023년 여름, 문경시는 500㎜에 육박하는 기록적 폭우로 산사태와 침수피해, 인명사고까지 겪었다. 문경시는 현재 산사태 취약지역 400여 곳을 지정·관리하고 있으며, 사방댐 설치와 계류보전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또 리·동 단위 대피소 안전성 용역을 실시해 위험 판정을 받은 시설은 안전한 곳으로 재지정 중이다. 고령화된 농촌지역의 현실을 고려해, 소방·경찰과 합동으로 주민대피 훈련도 정례화하고 있다. 지성환 산림녹지과장은 "예전엔 대피를 '남의 일'로 여겼지만, 이젠 생활 속 안전습관으로 정착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소나무재선충병도 문제다. 이 병은 감염 시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산림병해충이다. 문경시는 치료제가 없는 만큼 '예방이 곧 생명선'이란 판단에 따라 고사목 제거, 항공방제, 수간주사 등 다각적인 방제활동으로 확산을 차단하고 있다. 산림보호팀에는 검찰청 검사장이 지명한 특별사법경찰관이 배치돼 있다. 이들은 불법 벌목, 산지훼손, 임산물 불법채취 등 산림 내 위법행위를 수사해 검찰에 송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 전국 첫 '산림재난대응센터', 내년 문경서 출범
문경시는 내년 초, 전국 최초의 산림재난대응센터를 신기동 시유지(67-34번지 일원)에 착공한다. 국·도비 4억 원을 확보했으며, 시비 5억 원을 추가로 투입한다. 센터는 2층, 연면적 660㎡ 규모로 건립되며, 산불진화대·산사태예방단·병해충방제단 등 100여 명의 대응 인력과 장비를 한데 모은 통합기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대형 장비 보관창고, 대기실, 샤워실, 교육장 등 근무환경 개선시설도 함께 조성된다.
추후 재난상황실과 통합통신시스템을 구축해, 산불·산사태 발생 시 신속한 주민대피와 실시간 대응이 가능할 전망이다. 산림청도 내년 기간제근로자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연중 10개월간 산림재난대응단으로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기후변화로 산림재난이 다양해지고 대형화되고 있다"며"산불과 산사태 등 각종 재난에 철저히 대비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한 문경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이번 센터 건립을 계기로 산림행정의 패러다임을 '단일재난 대응'에서 '통합관리 체계'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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