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부 강남진 기자.
파크골프가 문경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지난 6월 8일 막을 내린 제4회 문경새재배 전국파크골프대회에는 전국 각지에서 2천3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 규모만으로도 생활체육 대회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규모나 기록에 있지 않다. 문경은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거두었다.
이번 대회는 '문경찻사발축제' 등 지역 대표 문화행사와 연계하며 스포츠와 관광이 결합된 융합 모델을 선보였다. 참가자와 가족들은 사전 라운드와 관광 일정을 병행하며 수일간 문경에 머물렀고, 그 덕분에 숙박업소와 음식점, 전통시장 등이 활기를 되찾았다.
흥덕지역 한 상인은 "주말엔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예전 축제 때보다 매출이 훨씬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최고 수준의 상금과 문경사랑상품권 지급은 소비를 자극하며 지역 상권의 '체감 경기'를 끌어올렸다. 단순한 대회 운영을 넘어 지역경제 선순환을 이끌어낸 사례로 평가된다.
문경은 이번 대회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스포츠가 지역을 살릴 수 있다는 확신이다. 그러나 이 성과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구조적 준비가 필요하다.
첫째, 국제 교류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 파크골프는 일본에서 시작된 종목으로, 고령화 사회에 최적화된 스포츠다. 일본·대만·동남아 등과의 교류 대회를 추진한다면 관광과 경제 활성화의 시너지를 동시에 낼 수 있다.
둘째, 상시 운영 가능한 파크골프 캠프 조성이 중요하다. 대회가 없더라도 전국의 동호인들이 문경을 찾아 연습하고 머무를 수 있도록 상설 코스, 실내 연습장, 체험형 숙박시설 등을 정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지역 음식점, 농산물 판매장, 문화시설을 연계한다면 문경은 명실상부한 체류형 스포츠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다.
셋째, 청년층과 지역 인재를 위한 일자리 창출이다. 파크골프 코스 관리, 대회 운영, 관광 안내, 콘텐츠 홍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청년층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고령층 중심의 파크골프가 세대 간 소통의 장으로 확대될 것이다.
파크골프는 이제 단순한 여가 스포츠가 아니다. 문경의 정체성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스포츠 이코노미'의 출발점이다. 문경은 이미 기회를 잡았다. 남은 것은 그 기회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미래'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파크골프가 문경을 대한민국 스포츠 관광 도시의 새로운 모델로 이끌기를 기대한다.
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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