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박정희 처럼 AI 고속도로" 적절한 비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도 정부예산 편성과 관련,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2026년 정부예산은 역대 최대인 728조원이다.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역시 AI(인공지능) 투자이다.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올해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0조1천억원을 배정했다. 과학기술 전반의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천억원 규모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AI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의 극한 대립이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공적을 상기시키며, 같은 연장선상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 이날 야당인 국민의힘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규탄하며 대통령 연설에 불참했다.
AI 시대는 이제 국가과제의 화두가 됐다. 이번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민적 여론의 중심에 섰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CEO가 삼성전자의 이재용, 현대차의 정의선 회장과 회동하고, 이어 이 대통령과 면담에서 자사의 '블랙웰' GPU칩 26만장 공급을 발표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AI투자는 국가적 생존을 모색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공감할 수밖에 없는 진단이다. 한국은 자동차, 조선, 가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분야의 강점을 바탕으로 AI를 현장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GPU 구입으로 AI시대를 후방에서 지원할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해당 대기업뿐만 아니라 신생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여야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국가 100년 대계의 전략적 과제 앞에서는 최소한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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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핵잠 논의 시작, '박정희의 꿈' '노무현 이상' 실현되나
경주 APEC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중요한 숙제는 지금부터다. 그중 하나가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논의다. 이 후속 논의를 한·미 국방장관이 4일 시작했다.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확대회담에서다. 정상회담 한 주 만에 후속 논의에 착수했으니 매우 빠른 속도다. 양국 모두 의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SMC 회담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자주국방'의 실질적 얼개를 짜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주국방은 '박정희의 꿈' '노무현의 이상'이다.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대한민국은 자주국방을 이뤘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직 멈칫할 수밖에 없다. 전작권 전환과 핵추진잠수함 건조는 자주국방의 상징적 조치다.
후속 논의가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핵추진잠수함을 미국에서 만들라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다. 우리 정부의 반발은 당연하다. SCM 논의에서 핵연료 공급, 핵잠 건조 장소, 방식까지 문서화해 뒷말이 나오지 않게 대못을 박아야 한다. 그래도 믿기 힘든 게 트럼프식 협상 기술이다. 핵잠수함이 4척 안팎 필요하다니 미국과 한국에서 나눠 건조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전작권 전환은 자주국방의 핵심 요건이지만, 우리 의 사전 국방역량 강화가 전제되려면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자주국방' 슬로건은 60년 가까이 된다. 박정희 정부가 향토예비군을 창설(1968년)하며 처음 사용했다는 설(說)이 있다.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근거법령에 '자주국방을 위함'이라 공식 명문화했다. 박정희 정부가 '생존'에 초점을 뒀다면, 노무현 정부는 '협력적 자주국방'을 표방했다. 강조점의 차이가 있을 뿐 자주국방이 주권국의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는 데에는 이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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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예산 국회, 절박함 갖고 TK 국비 확보에 나서야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가 5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728조원 규모로 제출했다. 올해보다 8% 증가한 수치다. 6∼7일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10~11일 경제부처, 12~13일 비경제부처별 심사를 진행한다. 17일부터는 예산소위가 증·감 여부를 심사한다. 예산안의 국회 법정 처리시한은 12월 2일까지다.
예산 국회가 시작되자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구시와 경북도도 비상이 걸렸다. 시와 도는 지난 3일 열린 국민의힘과의 정책협의회에서 내년도 국비 확보 목표액(대구 4조3천6억 원, 경북 12조3천억 원) 달성을 위해 정부안에 미반영됐거나 추가 지원이 필요한 국비 증액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신공항 건설 사업 등 시급한 현안의 조속한 추진과 국비 확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장기화된 불황이 가뜩이나 힘든 지역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도 부담이다.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자동차, 철강이 주력 품목인 대구경북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음에도 과거보다 높은 관세로 수출 부담이 커졌다. 관세를 낮춘 자동차와 달리 철강은 여전히 50%의 고율 관세가 적용돼 벼랑 끝에 몰렸다. 경제 불황, 고율 관세로 위기에 처한 지역경제 회생의 마중물이란 점에서 국비 확보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삭감되거나 빠진 예산을 되살릴 기회는 앞으로 한 달간의 국회 심사에 달렸다. 지자체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정부 예산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국비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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