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픽] 가을, 계절이 색칠한 곤충의 숲을 걷다 - 예천곤충생태원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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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1-27 15:54  |  발행일 2025-11-27
예찬곤충생태원. <예천군 제공>

예찬곤충생태원. <예천군 제공>

예천곤충생태원 <예천군 제공>

예천곤충생태원 <예천군 제공>

예천곤충샌태원 <예천군 제공>

예천곤충샌태원 <예천군 제공>

햇살이 낮게 내려앉은 11월, 예천의 들녘과 산자락은 계절의 붓끝에 물든 듯 고운 빛을 품는다. 백두대간 자락에 기대어 선 예천곤충생태원은 그 빛 속에서 가장 환히 빛나는 공간이다.


단풍이 물든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발밑엔 낙엽이 바스락거리고, 머리 위로는 곤충의 날갯짓이 스치는 듯한 생동감이 감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자연 교과서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쉼표 같은 힐링의 시간이 된다.


효자면 고항리의 곤충생태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곤충테마 공원이다. 백두대간의 청정 자연 속에서 곤충과 함께 뛰놀며 배우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알록달록 물든 생태원의 백미는 단연 모노레일이다. 천천히 모노레일을 타고 생태원을 한 바퀴 돌아보자. 길이 920m의 노선을 따라 15분 동안 이어지는 코스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생태 체험 코스다. 천천히 올라가는 열차 밖으로 붉게 물든 단풍 숲과 반짝이는 계곡물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람결에 실린 낙엽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중간 정거장에서 내려 나비터널, 딱정벌레체험장, 폴리네이터 가든을 둘러보면, 계절의 색을 입은 곤충과 꽃이 어우러져 자연이 들려주는 조용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특히 곤충테마 놀이시설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다. 4천800㎡ 규모의 공간에는 개미집 미로원, 도토리 타워, 네트 브릿지, 점핑 네트, 스파이더 네트 등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설이 가득하다.


개미집처럼 얽힌 미로 속을 탐험하고, 15m 길이의 미끄럼틀로 단풍빛 속을 미끄러지며 아이들은 웃음꽃을 피운다. 거미줄 모양의 네트를 오르며 손끝으로 자연을 느끼는 순간, 배우는 즐거움이 놀이가 된다.


생태원 안에는 작은 카페와 쉼터, 포토존이 곳곳에 마련돼 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모노레일이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면, 시간의 흐름이 한결 느려지는 듯하다.


아이들은 곤충을 관찰하며 자연의 신비를 배우고, 부모들은 단풍이 물든 숲길을 걸으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다. 하루의 끝에는 생태원 입구에 자리한 전망대에서 붉은 노을이 내려앉은 백두대간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예천곤충생태원은 자연을 배우고, 함께 어울리며, 느리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이다. 도시의 소음을 잠시 잊고, 곤충과 단풍이 함께 어우러진 숲속에서 진짜 가을을 만나는 곳. 아이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고, 어른들은 자연이 건네는 위로를 받는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예천곤충생태원은 아이들의 곤충 체험이 아닌 세대가 함께 자연과 호흡하며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생태공간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지금,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가족의 손을 잡고 예천으로 떠나 곤충과 숲이 어우러진 길에서 계절을 느껴보자.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빛 사이로, 가을의 마지막 페이지가 예천곤충생태원에서 천천히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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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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