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혁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위원장
치과 의료는 영상, 형상, 측정 데이터가 특히 방대해 AI 적용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다. 세계 주요 연구기관들은 악안면 분석 AI, 디지털 보철 자동설계, 조기 예측 모델 등을 국가전략과제로 삼고 있으며,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은 디지털 치의학, AI 치료기술, 의료기기 산업을 통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핵심 국가 인프라로, 어떤 도시에 위치하느냐가 향후 10년의 경쟁력을 결정짓게 된다.
현재 유치전에 참여한 도시들는 각각의 AI 역량을 근거로 유치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치의학연구원은 단순한 데이터센터나 일반산업단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실증 가능한 임상 기반, 전문의 연구 네트워크, 의료 AI 기업, 바이오 R&D 인프라, 규제과학 플랫폼 등 복합적 조건을 갖춘 도시여야 한다. 이 점에서 도시별 산업구조와 의료생태계를 세밀하게 비교하면 우선순위는 뚜렷해진다.
광주는 국가 단위 AI 집적단지와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확보해 범용 AI 개발에 강점을 보인다. 대규모 GPU 자원과 데이터센터는 일반 AI 산업에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광주는 치과대학, 대형 치과병원의 밀집도와 구강악안면 전문 연구자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며, 이로 인해 치의학 특화 알고리즘 개발에서 '임상-산업-실증'의 연결고리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부산은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AI, 데이터, 로봇 기반의 도시 실험이 가능한 지역이지만, 이는 물, 환경, 교통, 도시운영 위주의 스마트시티이며, 의료는 일부 헬스케어 서비스정도만 기대할 수 있다. 즉 AI 실증과 기술중심에는 강하나, 치의학 중심 연구기관과는 시너지 역할을 얻기 힘들고, 연구적 임상과 치과산업 네트워크의 밀도가 낮아 데이터 기반 연구를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공약카드를 들고 뒤늦게 유치전에 합류한 천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중심의 첨단 제조업과 인근의 세종, 오창 연구벨트를 기반으로 한 기술 확장성을 내세우고 있다. 제조기술과 공정 기반의 연구에는 강점이 있으나, 치과 임상 기반, 대형 의료기관 밀집도, 디지털 치의학 생태계의 성숙도는 제한적이다. 연관 산업의 범위는 넓지만 치의학연구원이라는 목적에 맞는 전문성과 적합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반면 덴탈시티 대구는 의료 중심 AI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갖춘 도시다. 수성알파지구에는 의료 특화 AI 기업이 집적되어 있고, 치과대학,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네트워크가 한 권역 내부에 밀집해 있어 임상데이터 축적, 모델 검증, 실증을 하나의 도시에서 완결할 수 있다. 여기에 대구의 가장 큰 자산인 국가 지정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더해진다. 첨복단지는 의료기기 R&D 시설, 바이오 연구소, 전임상 시험 인프라, 의공학 기반 제조 플랫폼이 집약된 국가 단위 메가 클러스터다. 치의학연구원이 여기에 더해질 경우, AI 기반 진단기기, 디지털 치료솔루션, 의료로봇, 정밀 영상장비 등 치과기기 전주의 기술개발이 같은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는 다른 어느 도시도 갖추지 못한 '임상–AI–바이오–제조'의 4축 연계 생태계다.
오는 18일 대구시와 유치위원단이 함께하는 전체 회의가 있다. 특히 그동안 연구원에 관한 언급을 아껴왔던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이 이 회의에 처음으로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는 점은 의미가 적지 않다. 치의학과 AI가 만나는 신산업의 방향을 도시가 어떻게 책임 있게 뒷받침할 것인지, 그리고 유치에 대한 대구시의 적극적인 방향성에 대해 보다 탄탄한 논의가 가능해질 것이다. 네 도시의 경쟁은 이미 답을 드러내고 있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최적지는 대구이며, 이번 회의를 통해 대구시의 판단이 더 확고히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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