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심하진 않다지만,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생활물가는 엄청 높다. 최근엔 고환율 탓에 더 그렇다. 소득은 제자리이지만 각종 먹을거리 가격이 뜀박질하자, 젊은층에선 이제 '소확행'조차 힘들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젊은층이 즐겨 찾는 디저트 값이 줄줄이 오르는 '디저트플레이션(디저트+인플레이션)' 조짐에 정부의 식품물가 대응책마저 무기력해 보인다.
커피값이 디저트플레이션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국가 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커피 가격은 전년 대비 14.7% 올랐다. 지난 6월 12.4% 상승한 이후 5개월 연속 10%대 상승률이다. 빵값은 지난 10월 6.6% 오르면서 지난 3월부터 8개월 연속 6% 상승세를 유지했다. 아이스크림 4.6%, 케이크 4.5% 등 디저트 품목 대부분이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2.4%)을 웃돌았다. 디저트값이 오르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원재료비와 인건비가 오르는 데다 최근엔 고환율도 상승세에 불을 지피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의 강력한 인상 자제 방침에도 연말연시 수요가 몰리는 틈을 이용해 디저트값을 올리는 사례가 잦다는 것.
여기다 유명 호텔들이 디저트플레이션을 더 부추긴다. 유명 호텔들은 최근 개당 20만~30만 원, 심지어 하나에 50만 원짜리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내놓아 소비자의 입을 '떡' 벌어지게 한다. 이른바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소비자의 욕구를 자극하는 배짱 장사 전략이다. 평소 싼 간식을 먹고 1년에 한두번은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젊은층의 소비 행태를 교묘하게 이용한 셈이다. SNS 영향을 받는 감성 소비 확산으로 디저트류의 양극화 현상도 심화할 전망이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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