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평안의 강진구 CEO가 11일 임원실에서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주>평안의 강진구 CEO가 11일 임원실에서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내년 2월이면 북한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0년이 된다. 최근 정부가 남북 경협 등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지 관심이다.
대구 성서공단에 위치한 침구 제작 업체 <주>평안의 강진구 CEO도 현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그는 지난 2006년 40대 후반 나이에 개성공단에 진출했다. 내년이면 고희(古稀)를 바라볼 만큼 세월이 지났고 전무이사에서 CEO로 승진했다.
지난 11일 평안 임원실에서 만난 그는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 협의회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만나는 등의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10년 가까이 세월이 지났고 지금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진출 당시 평안은 4만7천900여㎡ 부지에 공장을 건설했으며 초기 투자비용은 130억원이었다. 지난 2016년 공단이 폐쇄되면서 초기 투자비용은 물론 원자재와 완제품 등을 포함해 눈에 드러나는 피해액만 170억원 이상으로 추정됐었다.
당시 수출입은행 경협보험 가입으로 받은 70억원과 재고 등 원자재 보존비용 16억원 등 총 86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피해 금액은 고스란히 회사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정부의 저리 대출로 베트남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했으나 기회비용 등을 생각하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셈이다.
강 부사장은 "개성공단 진출 후 세 번 정도 출입이 통제되는 등 위기가 있었다"며 "지난 2020년 북한이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보고 '개성공단은 머리에서 지워야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럼에도 개성공단이 다시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made in Korea'라는 브랜드 가치를 무시할 수 없으며 숙련공들이 많고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다. 곧바로 말이 통하며 근로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기계 고장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외국보다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등 리스크 관리에도 이점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공단에 만들어진 공장이 평안의 자산이라는 점이다. 토지는 국가 소유지만 2054년까지 사용권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30년 가까이 실질적인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단이 폐쇄되면서 보험금을 받아 사용권이 수출입은행에 근저당으로 설정돼 있지만, 당시 기준 연간 4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면 사용권이 회복된다.
그럼에도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대한 보험 한도 증액, 남북관계 변화 등 정치적 변동에 따른 손실을 정부에서 보장해 줘야 한다는 점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북한 관리자를 통한 근로자에 대한 지시도 회사에서 어느 정도 직접 할 수 있도록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CEO는 "개성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면서 관리사무소 역시 피해를 받았겠지만 개별 공장은 남아 있을 것"이라며 "보수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새로 공장을 만드는 것보다 적게 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좀 더 진정된 논의가 이뤄지고 정치적 불안 요소가 없는 상태에서 개성공단이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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