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최고점(12만6천 달러)을 찍은 뒤, 하락을 거듭하다 개당 9만 달러 안팎에 머물러 있다. '20만 달러까지 간다'라는 장밋빛 전망 역시 빛바랜 구호로 전락한 모양새다. 이른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암호화폐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암울한 주장마저 나온다.
과연 비트코인 시장이 혹한기를 맞은 걸까. 이 주장의 근거는 '4년 주기론'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4년 간격으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는 가설인데, 그 원인으로 반감기를 꼽는다. 반감기는 발행량이 2천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의 공급량이 그 절반으로 감소하는 시점을 일컫는다. 지금까지 모두 4차례 반감기를 거쳤으며, 이때마다 가격은 12~18개월 상승하다 정점을 찍은 뒤, 13~18개월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 4번째 반감기는 지난해 4월이었고, 18개월 후인 지난 10월 가격이 정점을 찍은 뒤 급락했다. 이번에도 주기가 맞은 만큼, 비트코인 시장이 혹한기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4년 주기설은 깨졌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선 비트코인 시장 구조가 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승인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핵심이다. 비트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된 덕분에 거래량이 급증하고, 빅테크 주가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또 비트코인 채굴이 95%가량 이뤄졌기에 반감기 영향도 줄었고, 트럼프의 친(親) 암호화폐 정책도 수요 확산에 한몫한다는 것. 비트코인 가격 예측은 신의 영역에 속한다. 다만,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치는 유효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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