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둥지교회 신경희 목사 ‘2025 장애인먼저실천상’ 수상

  • 이준희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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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23 22:04  |  발행일 2025-12-23
둥지교회 신경희(왼쪽) 목사와 교인들. <둥지교회 제공>

둥지교회 신경희(왼쪽) 목사와 교인들. <둥지교회 제공>

대구 둥지교회 신경희 목사가 장애인 먼저 실천운동본부가 수여하는 '2025 장애인먼저실천상'을 수상했다.


신 목사는 신학교 재학 시절 교회의 그늘을 마주하며 고민하던 중, 교단 내 사회선교협의회 활동을 계기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지역 어린이집에서 조손가정과 이혼 가정,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돌보며 공부를 가르쳤고, 주말에는 동료들과 의사 선배들과 함께 의료선교에도 나섰다. 지금처럼 의료 체계가 촘촘하지 않던 1990년대 초반, 병원을 찾기조차 쉽지 않던 시절이었다.


총무 간사로 일하며 장애 시민들과 가까이 지내던 중, 몇몇이 "우리도 주일에 함께 모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변에 교회는 많았지만, 교회 안에서도 적응하지 못하는 장애 시민들의 현실이 마음에 걸렸다. 그 고민이 둥지교회의 출발점이 됐다.


2000년대 초 본격적인 목회에 들어서자, 신 목사는 승합차를 몰고 교인들의 집을 직접 찾아 준비를 돕고 예배당으로 향했다. 몸은 고됐지만 마음은 늘 함께였고 그래서 더 풍요로웠다.


유혹도 적지 않았다. 넓은 부지에 교회를 짓고 편안하게 지내자는 제안이 스무 번도 넘게 이어졌다. 그러나 신 목사는 가장 낮은 곳으로 오신 예수처럼, 장애 성도들과라면 어떤 어려움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다고 믿었다.


매주 일요일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때로는 늦더라도 예배당으로 밀려드는 교인들의 모습 때문이다.


둥지교회에는 특별한 예배 방식도 있다. 발음이 또렷하지 않은 교인들이 많아, 기도문을 빔프로젝터로 띄워 모두가 함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만 최근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장애 교인들의 발걸음이 줄고 있어서다. 장애 교인이 대다수인 둥지교회는 식사 보조 등 현실적으로 많은 손길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신 목사는 누구의 희생도 요구하지 않는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함께 자라나는 공동체를 꿈꾼다.


요즘 신 목사의 시선이 머무는 이들은 발달장애 청년들이다. 어떤 장애든 쉽지 않지만, 이들은 24시간 부모의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목회에서 은퇴한 뒤에는 좋은 곳에 집 10채를 지어 함께 살아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신 목사는 신과의 개인적 관계만큼이나 이웃과의 관계, 이웃 사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수상 역시 자신의 공이 아니라 둥지교회 교인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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