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새해 운동, 의지말고 목표부터

  • 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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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12-30 06:00  |  발행일 2025-12-29
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2026년 새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새해가 되면 헬스장과 공원, 러닝 코스는 유난히 붐빈다. "이번에는 꼭 운동을 꾸준히 해보자"는 다짐과 함께 많은 사람이 운동화를 다시 꺼내 신는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면 그 열정은 서서히 식고, 헬스장은 다시 한산해진다. 그렇다면 끝까지 운동을 이어가는 사람과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경우 그 차이는 체력이나 의지가 아니라 운동을 시작할 때 세운 목표의 방식에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 목표를 "열심히 하겠다", "살을 빼겠다", "체력을 키우겠다"처럼 막연하게 설정한다. 이런 목표는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 이틀 운동을 거르기 시작하면 금세 흐지부지된다. 스포츠심리학에서는 목표설정을 하나의 심리기술(psychological skill)로 본다. 즉, 운동을 오래 지속하는 사람들은 의지가 특별히 강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목표설정의 핵심은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체중을 10kg 줄이겠다", "몸짱이 되겠다" 같은 목표는 동기부여에는 도움이 되지만, 체중 변화나 몸의 변화는 개인이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 반면 "주 3회, 30분 이상 걷기 운동을 한다", "운동 후 스트레칭을 꼭 실시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와 같이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목표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만들어준다. 이러한 목표는 '했다'는 경험을 남기고, 그 경험이 다시 다음 운동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든다.


특히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지속이다. 처음부터 무리한 강도나 빠른 변화를 기대하면 몸에 부담이 되고, 결국 운동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만 남기게 된다.


좋은 목표는 첫째, 짧은 기간 안에 달성할 수 있고 둘째, 스스로 확인할 수 있으며 셋째, 일상생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다.이 세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목표는 운동을 '해야 하는 숙제'가 아니라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로 인식하게 만든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목표를 세우는 것에서 끝내지 않는 것이다. 목표는 적어두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늘 목표를 지켰는가?", "운동하면서 가장 잘된 점은 무엇이었는가?", "다음에는 무엇을 조금 바꿔볼 수 있을까?"를 짧게 점검해보자. 이 간단한 점검 과정이 반복될수록 운동은 단순한 신체활동을 넘어 스스로를 관리하는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러한 자기점검은 운동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함께 낮춰준다.


새해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의지나 완벽한 운동 계획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는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꾸준히 점검하는 능력이다. 목표는 크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작고 분명한 목표가 반복될 때 운동은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올해 운동의 첫걸음은 무거운 중량이나 어려운 프로그램이 아니라, 오늘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 한 가지를 정하는 것에서 시작해보자. 그 작은 목표가 결국 1년을 버티게 하고, 운동을 삶의 일부로 만들어 줄 것이다. 다가오는 2026년 새해 우리 모두 건강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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