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구 오바마스피치에서 최병철 박사가 신간 '나를 잃지 않는 법' 출판기념 특강을 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7시, 대구 수성구에 자리한 오바마스피치에서 신간 도서 출간 기념 저자 특강이 열렸다. 이날 강연의 주인공은 최병철 박사(59)다. 그는 현재 대학에서 ESG경영과 안전경영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기업과 기관을 찾아다니는 인기 강사로 잘 알려져 있다.
최 박사는 나눔운동체험본부를 설립해 무료 나눔운동지도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안전문화진흥원장으로서 사회 전반에 안전 의식을 확산해 왔다. 또 인생이모작대학을 세워 은퇴 이후 세대가 새로운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돕고 있다.
이번 신간의 대전제는 단호하다. 책 제목은 '나를 잃지 않는 법'이며 주제는 '싸게 팔지 마, 힘들어도'다. 삶이 아무리 버거워도 자신을 헐값에 내주지 말라는 메시지다. 그는 "잃지 않는 건 방어이고, 빼앗기지 않는 건 저항이며, 다시 찾는 건 도전"이라며 "사실은 '나를 잃지 않는 법'보다 '나를 찾는 법'이라고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도 던졌다. 그는 "아마존이 효율성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최근 2만 명을 내보냈고, 올해만 추가로 1만4천 명을 더 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만5천 명 이상을 대규모로 정리했다"며 "AI와 로봇이 만들어낸 업무 환경의 변화는 사람들에게 '알아서 싸게 팔라'는 무언의 압박처럼 다가온다"고 짚었다.
강연 말미, 그는 독자들에게 한 권의 책을 조용히 권했다. 바로 '칼비테의 자녀교육 불변의 법칙'이다. 오랜 세월을 견디며 살아남은 고전으로, AI 시대일수록 인문 고전이 인간을 지켜내는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야 할 책 역시 고전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대구의 현실로 향했다. 전국 평균보다 낮은 대구 시민의 연간 독서량 8.7권은 교육도시의 이름이 무색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처럼 다가왔다. 20년 넘게 범어도서관에서 '북세통(책으로 세상을 통찰한다)'을 이끌어온 그의 목소리여서 더 묵직했다.
최 박사는 자기경영을 시로 옮긴 도전 자체가 "나를 잃지 않는 법"이라고 설명했다. "멋있어 보이려다 보니 수식어가 늘고, 완벽해지려 하니 이것저것 덧붙이게 된다. 이해시키려다 보면 문장은 길어진다. 경영이 이미 심리와 감각의 영역이 된 지는 오래다. 특히 자기경영이 그렇다. 그래서 시라는 형식으로 옮겨 타는 외도를 해봤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hanmail.net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