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북교육청 김철우, 학교 옥상 ‘통신중계기’ 전기료, 5년치 돌려받았다

  • 권기웅
  • |
  • 입력 2026-01-06 18:51  |  발행일 2026-01-06
경북교육청 김철우 주무관이 교육부 주관 2025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임종식 경북교육감(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교육청 김철우 주무관이 교육부 주관 '2025 하반기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뒤 임종식 경북교육감(왼쪽)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학교 예산으로 통신 3사의 중계기 전기요금을 대신 내온 관행을 감사과정에서 찾아내 '계량기 분리설치+5년 소급정산' 원칙을 관철한 공무원이 있다.


경북교육청 행정과(전 감사관) 소속 김철우 주무관(행정7급)은 학교 종합감사를 하던 중 옥상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안테나 설비를 눈여겨봤다. 그는 "처음엔 누가, 무슨 목적으로 설치했는지 학교도 모르는 경우가 있었다. 확인해보니 이동통신사의 옥외용 중계기였다"며 "옥상뿐 아니라 건물 내부에도 '옥내용 중계기'가 운영 중인 것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중계기가 지하·전기실처럼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표본 학교를 골라 현장조사를 먼저 했다. 김 주무관은 "조사 대상 모든 학교에서 설치·운영 사실이 확인됐다"며 "일부 학교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사안일 수 있다고 보고 전수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공시설에 설치된 통신 중계기의 전기 사용료 부담 주체를 명확히 하는 지침이 없다는 것. 결국 김 주무관은 직접 통신 3사와의 협의를 시작했다. 그는 "통신사 측은 해당 분야 전문가가 협상에 참여해 법령 해석과 책임범위를 두고 줄다리기가 치열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교육청은 관련법령과 유사 사례를 모아 '공공시설 전기 사용의 원칙'을 정리해 제시했고, 기나긴 협의 끝에 통신 3사가 관내 학교에 설치한 중·대형 이상 중계기에 대해 전력 계량기 모자(母子) 분리설치와 전기 사용료 소급 정산을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5년 소급'의 근거는 이 사안을 단순한 전기요금 채권 문제가 아니라 "지방재정의 부당지출 정산"으로 본 데서 출발했다. 통신사 측은 소멸시효 3년을 주장했다. 하지만 김 주무관은 "학교가 계약 당사자도 아닌데 장기간 비용을 대신 부담해온 형태"라며 "공공재정으로 제3자의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교육청은 민법 제741조(부당이득반환)와 지방재정법 제82조를 근거로 반환 청구 가능 기간을 5년으로 잡았고, 통신사도 결국 이에 동의했다.


현장 체감 효과도 숫자로 드러난다. 교육청 산정으로는 중·대형 중계기 1대(약 300W 기준) 전기 사용료가 연간 약 41만원 수준이다. 전수조사 결과 추정한 관내 212개 학교·기관 중 194곳 소급 규모는 약 3억원. 김 주무관은 "그동안 학교 예산으로 외부사업자의 전기료를 부담해오던 구조를 바꾼 것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청이 통신 3사와 일괄 합의를 끝내면서 개별 학교가 통신사와 따로 협의·정산해야 하는 행정 부담도 크게 줄였다. 김 주무관은 "대부분의 공공건물에도 중계기가 설치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자기 시설에 어떤 설비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한 번쯤 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권기웅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